[미드나잇 인 파리] 나도 그 시대로 며칠만...!
포스터만으로도 너무 낭만적인 영화,
지난주에 시간이 나자마자 달려가서 봤습니다. >.<
우디 앨런이 감독했다는 건 영화 시작할 때 알았네요. 하하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 길은 소설가가 되겠다며 소설을 쓰는 중,
길에게는 부유한 집안을 배경으로 한 아름답고 섹시한 약혼녀가 있죠.
약혼녀의 부모가 사업차 파리를 방문할 때 겸사 파리를 찾아요.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은 연인들의 수다로 시작됩니다.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에서....꺅! :)
일단 대사에서 깜짝! 파리에서 차로 30분이라고 말하거든요.
나는 파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베르니의 정원 안에 들어가기까지 거의 2시간이 걸렸는데...-_-;;;;;;;
파리에서 렌트하면 얼마인지... 갑자기 궁금해졌네요.
미국인들 중 공화당 지지자들은 프랑스와 파리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가봐요. (이라크 파병 때문에..?)
길은 감성이 풍부한 낭만주의자죠. 장차 장인이 될 사람은 그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르지만요.
사실, 그녀를 포함한 가족은 길과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어요.
길은 어울리기엔 힘들죠.
포스터의 실제 배경. :)
영화의 시작은 파리 곳곳을 보여줍니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부터 보여주는데... 영화는 그 다리에서 끝이 납니다.
도입부를 보면 마치 '비포 선 셋'의 느낌을 차용한 듯해요.
하지만 많이 다르죠.
미드나잇 인 파리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주요 관광지를 보여준다면
비포 선셋은 알려지지 않은 파리의 아름다운 장소를 보여주니까요.
저는 비포선셋이 훨씬 좋지만,
미드나잇 인 파리는 또 다른 관점이니까요.
여튼, 이 영화에 등장하는 곳 중 90% 정도나!
파리 어디인지 다 알만큼(심지어 골목까지! =_=) 그런 곳들이 보여
파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입이 귀에 걸렸었네요. 하하.
잘난 척 하는 커플과 함께
요기 사람들이 잘 안가는 오랑주리 미술관.
오직 모네의 수련을 위해 만든 관람실. 정말 아름다운 곳인데
영화속에 정말 아름답게 잘 표현되었어요.
(이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꼭 가야할 곳으로 표시하길 기대했네요. ^^)
영화는 꽤 높은 사전 지식을 요구해요.
저는 그마나 유럽과 관련된 책을 몇권 써서 꽤 아는 인물들이었지만
미국과 관련된 문학가들은 헤밍웨이 빼곤 다 모르겠더라구요. -_-
때문에 영화보다 중간에 나간 분들도 몇 분 계셨는데...
저는 재밌게 보았어요. :)
질은 술먹고 혼자서 호텔을 찾아가다 길을 잃고 계단에 앉아있게 돼죠.
자정을 알리는 땡땡땡~ 소리와 함께 저쪽에서 달려오는 자동차!
그 안에는 스캇과 젤다 부부가 친구들과 함께 타고 있었죠.
스캇은 위대한 개츠비를 쓴 작가라고 하네요~
이들에게 이끌려서 간 곳은 장 콕토의 파티였죠.
이 파티에서 재미난 노래가 흘러나오는데...ㅋㅋ
개미도 하고, 조개도 하는데... 왜 너는 안하니.
Let's do it. Fall in love~ 요런 가사. ㅋㅋ
우리나라 말로 하면... 개 돼지, 소, 말도 다 하는데
넌 왜 연애안하니... 그런 노래. 재밌어요~
유투브에 있네요~ ^^
파티가 지루하다는 스캇과 젤다를 따라 술집에 갔다가
(여기에 나오는 춤추는 여성도 '조세핀 베이커'라는 유명한 댄서라고..)
다시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어머나! 이럴수가!!! 이곳은 폴리도르~~~ >.<
사실은 폴리도르 레스토랑을 뺄까말까 막 고민하고 있었는데...ㅠㅠ
역사적인 장소이긴 하지만... 워낙 좋은 식당들이 많아서...
이 영화덕분에 계속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네요.
요기가 폴리도르~
영화에 저 여성이 문에 등장해요~ ^^
이곳에서 헤밍웨이를 만나죠.
저는 밥만 먹은 줄 알았는데... 술도 마셨군요.
아... 폴리도르는 와인을 전문적으로 팔기도 하거든요~
헤밍웨이가 거트루드 스테인을 말하며
유일하게 자기 작품을 평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그에게 길의 작품을 보여주라고 하죠~
자기 원고를 찾으러 가다 다시 현실로~!
흥분한 마음에.. 다음 날 또 똑같은 장소로 가서(이번엔 원고를 들고)
헤밍웨이와 함께 거트루드 스테인(Gertrude Stein)의 집으로 갑니다.
그녀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평가해주고, 작품을 구입하기도 하죠.
잘 몰랐던 사람인데 좀 조사해봐야겠어요~
이곳에서 피카소(다소 어벙한 모습으로 나와 좀 의아...)와
그의 뮤즈인 아드리아나를 만나게 되는데...
길은 아드리아나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아드리아나가 누구지..? 했는데...
영화상의 가공의 인물이고, 그림 역시 가공의 작품이랄까.
아... 우디알랜은 실제와 허구를 섞는 수준이.. 아주~!!
어벙한 피카소와 아드리아나 그림
나중에 오랑주리에서 아드리아나를 보며 평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역시 가공의 그림을 평가하는 장면이었던 거죠~
아드리아나와 길
아드리아나가 입은 옷 중에 제일 예뻣어요~ :)
여튼, 거트루드 스테인에게 원고를 보여주고 평가받고 다시 수정하고 하는 작업을 하며
길은 과거의 시대에서 초현실주의자 들도 만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요.
아... 저는 영화에서 좀 실망했어요.
저는 사실 길을 너무 부러운 마음에 영화를 보기 시작했거든요.
예술가들을 언급하는 책을 쓰면서 궁금한 것들이 많은데 직접 물어볼 수 없으니...
다양한 책들을 보면서 예술가들의 인품과 당시의 행동, 생각.. 이런것들을 상상하면서 유추해내는데...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는 방식이죠. 사실, 위대한 예술가라서 아름답게 묘사되거나 크게 과장된 일들도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그냥 실제로 살아있는 그들에게 다가가.. 궁금한 것을 다 물어보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생각했어요.
만약 길과 같은 상황이 되서 과거로 날아가면.. 제 궁금증이 한방에 해결될테니...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흥분되고 즐거운일이 아닐까요.
길은... 당시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사건의 본질은 어땠나.. 뭐 그런 얘기를 나누는 것 보다
오! 당신을 만나 정말 영광이에요. 제 우상이죠. 이 정도에 머물러
좀 좋다가 만.. 그런 느낌이랄까요. 소설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_-;;;;
아드리아나가 헤잉웨이와 여행을 떠난 후 불안 초조해하다
센 강 부키니스트로부터(센 강변의 고서점) 아드리아나가 쓴 책을 발견하죠.
로댕 미술관에서 만났던 가이드(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가 까메오 출연!)에게 번역을 부탁하는데....
아드리아나가 자신을 사랑했고, 선물을 받은 후 함께 사랑을 나눴다는 글을 읽고
길은.. 완전 흥분해서 피앙세의 귀걸이를 상자에 담고... 나갈 준비를 하다
몽생미쉘에서 갑자기 돌아온 약혼녀의 가족과 마주치죠. (결국 못나갔죠. ㅋㅋ)
여튼 후에 아드리아나를 만나 선물을 주기는 하지만
사랑을 나누러 가지는 않고, 산책을 하다 마차를 타고 더 과거로 돌아가죠~
로트렉과 드가, 고갱을 만나는 그때 말이죠~
아.. 완전 부러워. -_-
아드리아나는 그 때가 파리의 황금기라며 남겠다고 하고,
길은 현재의 사람들은 모두 과거를 황금기라고 생각한다며(자신도 그랬고)
드가나 고갱또한 르네상스시대를 황금기라 말하지 않나며
현실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아드리아나는 남겠다고 하고 둘은 헤어집니다.
길은 거트루드 스테인에게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으며 동시에
자신의 피앙세가 그 잘난척 하는 남자와 잤다는 걸 알게 되죠.
그리고 헤어집니다. 원래부터 맞지 않았어요.
산책을 하다... 알렉상드르 3세 다리까지 가게되고
그곳에서 생 우앙 벼룩시장에서 만났던 여성을 다시 보게 되는데
둘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비를 맞으면서 걷는걸 좋아하고,
비오는 파리야말로 가장 아름답다고...
아쉬운감이 없지는 않지만,
지적 유희가 함께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고 든 생각]
- 영화에 깔바도스(개선문에 종종 언급되는..) 술 나와요~ ㅋ 눈치채신 분? :)
- 폴리도르 정보 곧 올려드릴게요~ :)
- 포스터에는 반 고흐가 언급되었는데...
영화에는 고흐가 안나와 슬펐어요. ㅠㅠ
- 약혼녀의 부모를 통해 미국사람들의(우파?) 프랑스에 대한 시각을 알게되서 흥미로왔어요.
- 파리를 처음 여행하실 분이라면, 이 영화를 보시면
파리의 주요관광지가 모두 나오니 참고하시면 좋아요~
- 영화 속 장소 중, 오랑주리 미술관/로댕 미술관/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
요 세 장소는... 강추 드려요~ 가기 전에는 가볼까..? 하시는데
막상 파리에 가면 다른 곳 보느라 바빠서 항상 뒷전으로 밀리는 그런 곳이에요.
- 영화에 브리스톨 호텔에서 머무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호텔을 찾아봤더니.. 엘리제궁 근처의 호텔이었어요~
숙박비는 정말 꽤 비싸네요. =_=
* 브리스톨 호텔 : http://www.lebristolparis.com/
왜 여기를 소개했는지.. 궁금해졌어요.
홈페이지의 음악은 너무 좋네요~~ :)
- 아... 과연 현실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일까요?
제게도 인상파 화가들의 시대가 너무 아름다워보이는데...
저는 우디앨런의 말을.. 현실을 만끽하며 즐겁게 살라는 말로 이해하기로 했어요.
* 미드나잇 인 파리 : http://www.paris201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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