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내가 본 영화

[레미제라블] 새해는 레미제라블과 함께

쁘리띠님 2013. 1. 3. 16:32

 새해에 레미제라블을 보고 왔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1월 1일에는 뭔가 의미있는 놀이(?)를 해야할 것 같아서

집청소, 빨래, 설거지를 정리해놓고 영화관으로 달려갔지요.

 

영화관에는 제가 이때까지 본 영화관의 사람들 중 가장 많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레미제라블도 객석이 만원이었네요.

 

 

영화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영화판입니다.

 

뮤지컬을 공연하는 좁은 극장의 한계를 벗어서

실제 거리나 세트장을 넘나들며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 좋았네요.

 

단점은 역시 뮤지컬에 너무 충실(?) 하려 한 것 때문에

스토리가 영화처럼 풍부하게 설명되지않고 뮤지컬처럼 주요 부분만

보여줬다는 게 아쉬웠구요.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장편 소설이지만

제가 동화책 '장발장'을 읽었을 때는 워낙 마구 자른 초간단 편집본이어서

책에 대한 기억은 '물건을 훔치면 안된다. 무서운 감옥에서 생활해야한다.'라는 교훈이 다였달까요...-_-;;;;;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생이 되어서 읽은 두꺼운 한 권짜리 레미제라블도 완역본은 아니고 편집된 책이었구나 싶네요.

서점에서 찾아보니 5권이나 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미리 알고가도 상관없는(오히려 도움이 되는) 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아요.

 

장발장은 누나와 7명의 조카들의 생계를 책임지던 25살의 젊은이었습니다.

추운 겨울, 일감이 없어 굶고있는 조카들을 생각해 빵 한덩이를 훔쳤다가 5년형을 받습니다.

복역 중에 누나의 소식을 듣고(빈민가에서 막내랑만 살고 있다는) 탈옥을 시도하다 붙잡혀

5년은 19년이 되어 비참한 감옥생활을 하게 됩니다.

 

감옥에서 가석방되지만 죄수신분인 그를 반기는 사람은 커녕 조롱과 멸시, 학대의 대상이 되죠.

그랬던 그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한 사람이 미리엘 주교입니다.

장발장은 이에 감사하기는 커녕 은식기들을 훔쳐 달아나다다 붙잡히죠.

미리엘 주교는 자기가 준 것이라며 은촛대까지 건내주자

장발장은 자신이 엄혹한 감옥생활로 있었는지도 조차 몰랐던 '인간성'의 불씨가 살아납니다.

양심,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끄러움, 반성, 앞으로 바르게, 남을 도우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입니다.

 

빅토르 위고는 가난한 자들이 게을러 스스로 그렇게 되었다기보다는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사회의 바닥으로 떨어지게끔 만드는 사회구조가 존재하고

이것을 휴머니즘의 관점으로 이를 바라보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귀족 남자에게 버림받아 사생아를 낳았다는 이유로 일터에서 쫓겨난 팡틴느,

팡틴느는 코제트의 양육비를 보내기 위해 머리카락을 팔고,

이를 뽑아 팔고, 결국 몸을 팔다 코제트를 남기고 결국 병에 걸려 죽지요...ㅠㅠ

 

팡틴느역을 한 앤 해서웨어의 'I Dreamed A Dream'

 

자신도 원래 꿈꾸던 삶이 있었는데 이렇게 거리의 여자가 되어버렸다는 노래..

정말 눈물납니다. 앤 해서웨어 연기 너무 잘하는 듯. ㅠㅠ

 

 프랑스, 파리, 보주광장의 빅토르 위고의 집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 1862년)초판 커버

레 미제라블(Les Misérables)비천한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발장'이란 제목은 장발장의 삶에 한정된 의미니 레 미제라블이 맞지요.

 


장발장은 미리엘 주교의 말과 행동에 진심으로 감동을 받아

비록 사회가 자신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었을지라도 바르게 살아가기로 합니다.
이후 자신의 신분을 속이며 생활하게 되는데(가석방 중에 사라져서 잡히면 다시 감옥행이거든요)

시장의 위치에 오르고 가난한 이들을 한사람이라도 더 도우면서 살게되죠.

겨우 한 사람이지만, 한 사람의 마음이 바뀌면 얼마나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레미제라블의 배경은 1789년 프랑스 혁명 이후입니다.

혁명은 '왕'은 우리와 같은 인간일 뿐이라는 혁명적 사고, '평등'을 가능하게 해주었죠.

사람들은 공화정을 갈구했지만 프랑스 혁명 이후, 나폴레옹의 군사 쿠데타와 황제 즉위로

사람들은 실망을 하게 되고 다시 왕정복고가 이루어집니다.

 

이를 뒤집기 위해 벌어진 것이 1830년 7월 28일, 7월 혁명입니다.

루이필립이 즉위하며 입헌군주제가 채택되는데 시민들이 원하던 것은 아니었죠.

 

레미제라블에서 나오는 바리케이트 치는 장면은 1832년 6월 항쟁입니다.

공화정을 주장하던 라마르크가 콜레라로 사망하자 그의 장례식날인 6월 6일부터

다음날까지 항쟁을 주도했던 젊은이들이(ABC의 벗들) 총살당하죠.

젊은이들이 바랬던 시민들은 봉기하지 않아 고립되고 맙니다.

 

이 그룹에 속해있던 마리우스 역시 총을 맞았지만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된 장발장이 하수구를 통해 탈출시켜 살려냅니다.

 

이런 과정속에서 끈질기게 장발장을 쫓던 자베르 경감은

장발장의 손 안에 목숨이 좌지우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영화보시면 알 듯)

장발장은 그를 살려주죠. 심지어 나중에 잡혀줄테니 어디에서 만나자고 합니다. =_=

 

자베르 경감은 자신을 풀어준 장발장에 '범죄자=영원히 나쁜놈=>법의 심판' 개념이 흔들리게되고

장발장의 선행과 진심을 알게되자,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껴

결국 자살하게 되죠. (그 장소가 노트르담이 있는 시테섬과 생 루이섬 사이었다니...! =_=)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결혼식을 올립니다.

영화에서는 장발장이 자신이 범죄자임을 마리우스에게 고백한 후

코제트에게는 멀리 여행갔다고 말하라 하는데

사실은 마리우스가 범죄자인 장발장을 코제트와 만나지 못하게 하다

나중에 자신의 생명을 살려준 은인이라는 것을 알고 장발장을 찾아가게 되는 것이죠.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보는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며 영화는 끝납니다.

 

프랑스는 6월 항쟁이후 1848년 2월 혁명으로

공화정으로 나아갑니다.

 

[영화를 보고 든 생각]


1. 앤 해서웨이 노래 너무 잘해요. ㅠㅠ

 

이렇게 아름답던 팡틴느가...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이를 뽑아 팔고, 몸을 파는 거리의 여자로 전락합니다.


앤 해서웨어의 'I Dreamed A Dream' 노래를 부르면

저까지 서러워져서 눈물이 뚝뚝 떨어져요. ㅠㅠ

 

그녀의 상황도 그렇지만 남자들의 이중적 잣대-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예의바르고 매너있게 굴면서

거리의 여자라고 함부로 말하고 때리며 막대한다는 게 너무 화가 납니다.

 

2. 자베르 경감역을 했던 러셀 크로우

 

 

생각보다 연기도 별로, 노래도 별로여서 아쉬웠네요.

자베르가 노래부르는 솔로 장면이 가장 지루하지 않았나 싶네요. =_=

3. 코제트 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맘마미아에서 빛나던 그녀였기에 완전 기대했는데...너무 아쉬웠네요.
원래 소프라노 음색이 좋기는 했는데... 제가 듣기엔 너무 높던데...=_=

이번 영화에서는 별로 존재감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원래 에포닌 역을 맡고 싶어 했었다는데

에포닌 역이 코제트역 보다는 훨씬 매력적이죠.

 

4. 에포닌 역의 사만다 바크스

 


얼굴보면 토실할 것 같은데 몸매는 반전, 허리가 진짜 잘록하네요. =_=

원래 2010년 레미제라블 뮤지컬부터 에포닌역을 맡았었는데

영화에서도 맡았다고..

 

마리우스를 사랑해 코제트의 집도 알려주고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좀 더 비중이 높았으면 좋을뻔 했어요.

영화에서는 가슴에 총을 맞지만 원작에서는 손에 구멍이 뚫린다능..ㅠㅠ

 

25주년 콘서트에서 사만다 바크스의 On my Own

 

5. 가브로슈역의 다니엘 허틀스톤

 

아... 너무 빛나는 역할이었네요. 가장 인상적인 연기자!

노래도 너무 잘하고 연기도 정말 훌륭했어요.

그리고... 총 맞아 죽을 때는 눈물 줄줄..ㅠㅠ

 

애를 낳은 후 부터는 애들이 불쌍한 상황이나 아프거나 죽으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요. ㅠㅠ

모든 엄마들은 다 그럴 듯.

 


영화는 워낙 길어서 그런가

중간에 막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네요.

중간에 좀 지루한 감 역시 없잖아 있었고(전 예전에 나온 영화도 재밌게 봤는데...)

자베르 경감역이 좀 많이 아쉬웠지만 괜찮았어요.

 

저는 은수양이 8~10살쯤 되면 뮤지컬을 보러가야 겠어요.

아이들이 이 뮤지컬을 보면 모두 코제트를 꿈꾼다는데

은수양도 그럴까 궁금하네요. :)

 

 

마지막으로 수잔 보일의 I dreamed 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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