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외갓집 체험-1] 무릉외갓집을 아시나요?
지난 금요일, 염정주님의 소개로 대정읍 무릉2리에서 진행한 1박 2일 행사에 다녀왔어요~
이 행사를 이해하려면 조금 설명이 필요해요.
제가 *감자캐기* 체험행사를 갔던 곳은 대정읍의 무릉2리입니다.
모슬포가 가까워요~
무릉 2리는 마을 기업으로 20명이 안되는 마을 분들이 운영합니다.
제주올레가 지역사회 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1사-1올레마을’을 통해
벤타코리아(저희 집에도 있는..-.-)와 손잡고 지역생산물을 판매하는 마을입니다.
브랜드 이름은 ‘무릉외갓집’이라고 하고,
무릉 2리에서 생산하는 농산물과 제주 특산물을 모아
한달에 한번씩 공급하는 일종의 *꾸러미* 공급 마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12달에서 그때그때 제철 음식을 공급해
총 60여가지 품목이 된다고 하네요.
예를 들자면, 얼마전에 소개했던 천혜향은 2~3월, 지금은 감자를 캐니 5월에,
가을에는 갈치나 옥돔 등 제주도의 특산물까지 다양한 품목들을 공급됩니다.
1년에 공급되는 물품이래요. 아래는 무릉 외갓집 사이트에서 퍼온 것~
꾸러미를 받고 더 사고 싶으면 추가 구입도 할 수 있는 시스템.
예전에 다큐에서 로컬푸드를 공급하는 *꾸러미*에 관한 방송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방송에 나왔던 곳은 * 언니네 텃밭 http://sistersgarden.org/으로 제철, 친환경 농산물을
매주 꾸러미로 공급하는 농민공동체)
제주에도 제주 농산물을 공급하는 곳이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웠고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을 직적 만날 수 있고
이런 마을에 직접 참가해 본다는 것도 굉장한 영광이었네요. :)
사이트는 다음과 같아요~
* 무릉외갓집 : http://www.murungdowon.net/
올레길을 만들면서 길이 통과되는 마을 주민들의 동의와 협조도 필요했을 것이고
길을 걷는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들은 아니어서 마을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피해도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 마을과 후원기업을 연결시켜 마을 기업 공동체를 만든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처럼 성공적인 케이스로 만든 것도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여튼... 설명이 길었는데... 믿을 수 있는 지역 농특산물을 직접 사먹으며
소비자나 생산자 모두에게 이득이 돌아가고 신뢰할 수 있는 이런 사업들이 점점 더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무릉 외갓집은 회원수만 500명이 넘을 정도로 성공한 마을 기업으로
지금도 입소문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권유하며 회원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특히 감사하는 선생님이나 부모님이나 어르신들, 제철 음식을 가족들에게 먹이고 싶어하는 엄마 회원들이 많대요~
연간회원은 외갓집 괜당맺기 카테고리에서 할 수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사이트에 들어가보세요~ :)
연간 회원권으로 1년 단위로 구입하는 형식인데 월로 따지자면 월 33,000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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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 2리에서 주최한 이번 감자캐기 행사는 위에 소개한 연간 회원들을 초청한 행사였어요.
나중에 소개하면서 보니 마을 주민이나 회원이 아닌 사람은 달랑 저랑 은수였다능..=_=
무릉 외갓집에서 1박 2일로 행사를 갔다가
근처에 산방산 쪽에서 1박을 하며 주말을 보내기로 계획해서
일단 산방산쪽에 숙박을 예약해 놓았네요.
험난한(?) 주말 여행이 될 것이라 짐을 최소화...=_=
이렇게 배낭가방이랑 크로스 가방으로 짐 다 싸고...유모차 챙겨서
출발이 제주공항이라 택시타고 은수양 어린이집에서 픽업해 공항으로 갔네요~
사람들과 만나고~
일단 먹거리 비닐 봉다리를 받음... 은수거랑 제꺼 두봉지나~
관광 버스에 올랐어요~
육지에서 연고없이 제주도로 이주해 무릉외갓집에서 일하고 계신 홍실장님, 일명 뽀뇨아빠
뽀뇨는 은수랑 동갑인데... 글쎄 뽀뇨아빠가 저희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으며
그것도 바로 앞동에 살고 계셨네요. ㅋㅋㅋ
뽀뇨가 진짜 이름은 아니고 해솔인데...태명을 지금도 부르고 있다고...
뽀뇨아빠는 생산자인 마을주민과 구매자인 도시주민의 소통을 책임지는 그런 역할을 하시는 분입니다.
자리에 앉아, 비닐엔 모가 들었나...? +.+
한라봉 2개, 초코파이, 버터와플, 마가레트, 껌에 목캔디에 초콜릿에...
완전 세심하게 신경 쓰셨다능. ㅋㅋ
은수 점심먹었는데 초코파이 달라네요.
역시 몇 입 먹다 나한테 줌...-_-;;
난 초코파이 안좋아하는데...ㅠㅠ
어린이집에서 데려올 때 낮잠 시간이었는데... 서일주도로 타고 가는 동안 쿨쿨~
대정읍에 들어오자 마늘밭이 펼쳐집니다. :)
얼마전 제가 오일장에서 마늘대를 한 단 사와서 마늘대 장아찌를 만들었었는데...
그게 다 여기꺼였나보네... 몇 단 더 사가고 싶은 마음이...=_=
대정읍의 흙
택시타고 공항에 가는데 택시기사분이 제주도 어머니셨어요~
어머니가 감자캐기 행사간다니까 대정읍 가냐고 쪽집게처럼 말해서 깜놀. ㅋㅋㅋ
원래 그쪽 흙이 비옥하고 토질이 좋아 감자가 맛나기로 유명하다고~
때문에 제주도 동네에서 트럭에 감자 파는 아저씨들이 이쪽 감자라며 속이고 팔기도 한다며..
감자 많이 캐서 먹고 오라고 하셔서 눈이 번쩍 했네요. ㅋㅋㅋ
무릉 2리에 도착하자 마을분들이 타셔서 간단히 인사하셨어요~
마을 대표님
마을 분들이랑 곶자왈로 이동해 숲 해설을 들으며 함께 걷기로 했네요~
아.... 저는 은수양과 과연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지요.
걷다가 업어달라거나 안아달라고 하면 17.5kg 은수양은 제게 엄청난 짐이 될테니까요. ㅠㅠ
제가 제주도에 와서 은수양과 올레길을 안걷는 가장 큰 이유라고나 할까..-_-;;
저희가 걸었던 곳과 오늘 1박할 곳
* 올레 11코스 : http://www.jejuolle.org/?mid=40&act=view&cs_no=11
곶자왈 입구, 연두색 옷입고 모자쓰신 분이 해설해주실 마을분
입구에는 쇠물통이 있어요.
소를 방목해서 키웠으니 진짜 맛있었겠다(? -.-)
은수는 뽀뇨와 함께 손잡고 걷기 시작(안도의 한숨이...=_=)
먹으면서 걸으라고 어제 생일잔치하고 집으로 보내준
떡을 떼어 손에 한덩이씩 쥐어줬네요. (떡 덕분에 은근 많이 걸었음.-_-)
올레길 표시
올레길 방향~
곶자왈 길의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상동나무가 열매가 아닐까..ㅋㅋ
이거 없었음 사람들 걷는 재미가 반으로 떨어졌을 듯. =_=
상동나무 열매 까매지면 먹는데... 얘로 술도 담는대요. :)
올레길 걷다 요런거 보시면 따 드세요. 달콤~
열매가 보이시죠?
까만색이 되면 먹어요~
요걸 먹어요~
은수양 입에 쏙 넣어주니... 잘 받아먹네요~
은수보다는 뽀뇨가 정말 잘 먹었는데 입이 금새 새카맣게 됐어요~
약으로 쓴다는 구지뽕나무
떡먹으며 아직까진 열심히 걷는 중
상동나무와 애벌레
상동나무 열매 따먹기
나중엔 따먹느라 안 걷기도..ㅋㅋ
탱자나무~
산고사리가 곳곳에 보였는데... 줄기가 정말 길고 튼튼하더라구요~
진짜 꺾고 싶었는데... 은수가 1/3쯤 걷더니 안아달라 업어달라 시작해서
업고 걷느라 너무 힘들었네요. ㅠㅠ
내가 아무리 백패커 여행자 핏줄이지만...
17.5키로 짐을 메고 산길을 걸은 적은 없는 듯.-_-
사진 찍을 걸 보니.. 3시 40분쯤에 걷기 시작해 5시 40분까지 2시간 정도 걸었네요.
떡과 상동나무 열매가 없었다면 애가 등에서 안떨어졌을 듯.-_-;;
그나마 덕분에 1/3쯤은 걷고... 1/4쯤은 동네 주민분이 은수 업고 걸으시고
나머지는 제가 업고... 걸었네요. ㅠㅠ
걷고 마을 정자 앞에 요런게...
아... 루트가 이렇게 이어지는구나.
* 올레 14-1코스 : http://www.jejuolle.org/?mid=40&act=view&cs_no=20
뽀뇨는 정말 위험해서 업고가야 하는 구간에서도 걷겠다고 떼를 쓸 정도였지만...
은수양같은 보통 아이들이 걷기엔 무리가 있어요. =_=
업혀서 아이가 상동나무 열매가 있는 가지를 들고 따먹는 동안
미친 듯이 곶자왈을 걸었던 엄마 두 명이 있었네요. ㅠㅠ
정자에서 버스를 타고 저녁밥 먹으러 갔어요~
수레식 고기불판 대박..ㅋㅋ
삼겹살과 목살이 지글지글, 고기 구워주시는 분은 마을 어머니~
은수양은 고기를 안좋아해서...ㅠㅠ 그래도 배가 고픈지 2~3점쯤 받아먹다가 뱉더라구요.
저도 좀 먹다가 젓가락을 놓고 밥 먹으러 들어갈 때만 기다리고 있는데...
오늘 캔 감자 등장~~ 두둥~ +.+
지글지글 감자~ >.<
고기보다 더 맛있었던 감자.ㅎㅎㅎㅎ
은수양도 많이 먹고 저도 열심히 먹고... 그랬어요.
고기보다 두배는 맛났네요.
배채운 아이들 뛰어놀면서 찰칵~
실내로 들어와 밥이랑 국이랑 밥먹기~
은수가 공기밥의 2/3를 먹어치우는... 괴력을..-_-
엄만 배가 고파...ㅠㅠ
마을 주민들 소개~
제주 올레에서도 오시고, 협력체인 벤타 코리아에서도 오시고...
마을 주민분들이랑 연간회원분들이랑 북적이는 분위기~
무릉 외갓집의 연간회원이 된 경로와 생산품에 감동했다~는 말이 주류
선물받는 기분으로 먹고 있다고...
다들 굉장히 만족하는 분위기.
저녁이 되어 잠자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사실, 저녁에 은수 씻겨야하고 잠설칠까 걱정했었는데...
숙소가 폐교를 개조해 만든 생태학교로 시설 잘 되어 있었어요.
2가족이 사용했던 1학년 1반 방, 공간 남아돌아요~
시설이 깔끔해서 은수 샤워도 시켰네요.
같은 방의 뽀뇨가 친구~친구~ 하면서 은수랑 안자고 놀고 싶어했는데
피곤한 어른들..-_- 이(제가) 그냥 울어도 불 끄자고.. 제안해서 그냥 불 꺼버렸네요.
뽀뇨가 잠깐 서러워 울었었는데 금방 쿨쿨~ 잠이 들었습니다.
아... 내일도 올레길 2코스나 걷던데...
은수양을 어떻게 업고 걸을지 앞이 캄캄해지네요. ㅠㅠ
감자는 도대체 언제 캐,,, ㅠㅠ
[무릉외갓집 체험-2] 무릉생태학교에서의 아침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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