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은수는 지금!

[38개월] 몹쓸 수족구와의 일주일

쁘리띠님 2013. 7. 18. 12:08

 

벌써 한 달 정도 지난 이야기네요. -.-
책 마무리하느라 바빠서 늦게 올리게 되었어요.


한창 책 마무리 작업하던 6월 말,

월욜날 저녁에 마트에 갔다 집에 돌아오려는데...

은수가 입 안이 아프대요.


왜 아프냐고 물었더니 깨물었다고 해서 그렇구나~ 했었네요.

좀 칭얼대며 짜증냈지만 졸릴 때랑 똑같아서 그런가부다 싶었죠.
씻길 때도 손도 발도 멀쩡했었어요.

다음날인..화욜날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낮에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온 건 애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했거나 둘 중 하나. -_-;;


선생님이 은수 병원 가봐야할 것 같다고 해서 데려와서

곧바로 병원갔더니 수족구 판정. -_-;;

손보니 이렇게 수포가 올라왔더라구요.

 

수족구는 따로 약이 없고 시간이 지나야 해결되는 거라며

열이 오르면 해열제 먹이라고 해열제만 처방해 주셨어요.

일주일 정도 갈거니 경과보게 금요일날 오라고 하셨구요.

발병 첫째날은 밥도 먹고 우유도 먹었어요.

못먹는다니.. 먹잖아? 하면서 혹시나 내일부터 못먹을 수 있으니

최대한 많이 먹였네요.

 

출판사에 연락해서 일단 모든 작업 중지...

일주일동안은 일 못한다고... 먼저 말씀드리고

일주일간 은수 병간호 할 마음의 준비. 단단히.

 

전염병이기에 어린이집도 가선 안되거든요.

보니까 은수랑 같은 반 아이가 지난주에 걸려서 어린이집 안오고 있었는데

은수한테 옮겨진 것이었어요. 잠복기가 4일쯤 되는데.. 그때는 걸린지 모르니

그때 전염되는 거죠.

 

수요일, 정말.. 아무 것도 안먹더라구요. 물도 안먹구요. -_-;

밥보다 좋아하는 우유, 사과쥬스도 안먹구요. 심지어 말도 안했어요.

 

다른데 집중하라고 오일장에서 사온 완두콩 까기 시켰네요.


모든 의사소통은 음음음음~ 으로 통일..-_-;;


수족구 걸린 애들은 아이스크림은 먹는대서

쭈쭈바, 아이스크림도 샀는데 은수는 쳐다도 안봐요.

팥빙수는 먹을까 싶어 자전거 타고 나가 사줬는데 이런 표정

 

절대 안먹음..-_-

엄마나 먹으라며 손짓으로 표현.

배터질 뻔.-_-

그날 밤, 물도 안먹고 우유도 안먹고...거부.


소고기 죽에 물 섞어 더 묽게 한 다음

진짜 억지로 두 숟가락 아프다는 애한테 억지로 먹였네요.

목을 들어 입안에 음식물이 최대한 안 닿게 넣어줘도

입을 막고 자지러지듯 울어서 더 이상 먹일 수가 없었어요.


새벽에 열은 40도까지 오르고...
진짜 그지같은 병에 걸렸구나.. 싶더라구요. -_-


목요일
, 낮에도 열이 났어요.

역시 아무것도 안먹었고... 코알라처럼 제게 매달려 떨어질 줄 몰랐죠.


먹지 않는 쭈쭈바를 손수건에 감싸서 대어주는 중

 

다행히 수포는 더 퍼지지 않고 붉게 퍼지며 가라앉는 중


둘째날부터는 발에도 퍼졌다가 역시 수포형태에서 붉게 퍼져 낫는 중

 

물 한모금 먹지도 못하고, 기운이 없으니 축 쳐지고, 열은 나고...

아파서 우는 은수양. ㅠㅠ

 

 

밤에 열이 40도까지 오르는데...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계속 자다 깨다 열재어보고 안아주고...

금요일, 병원에 갔어요.

선생님은 입안이 정말 심하다며... 며칠 더 가겠다고... -_-;;

저는 선생님께 아이에게 수액 맞추는 거 물어봤네요. -_-
수액 맞추면 기운이 좀 돌아온다기에...
애가 축 늘어지면 토욜날은 맞춰야지 마음먹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당연히 안먹을 줄 알고

제가 저녁으로 냉장고를 뒤지다 우동이 있길래 우동을 끓였는데

(은수가 밥을 안먹으니 저도 대충 떼워 먹는...)

은수가 갑자기 달라고 하더라구요. +.+

 

오, 뭐지? 선생님이 못 먹을 것 같다고 했는데...ㅋㅋㅋ

우동먹는 은수양

 

곧바로 사놓았던 전복죽 꺼내 한 그릇 뚝딱 먹이고...

우유도 조금 먹고 잤어요. 먹으니 너무 다행. ㅠㅠ

그래도 밤에 열이 오르긴 했어요.

 

토요일, 안매운 것 위주로 우유, 우유에 말은 국수, 계란, 카스테라..

조금씩 먹이기 시작...그래도 입 안이 따가운지 아프다고.. 종종 그랬고...

 


가만보니 콩국물도 사놨는데... 냉장고에 한 팩 내가 밥대신 먹고

그대로 있네요. -_-;;;; 버려야겠네. 한 달이나 지나버린..

 

조심스럽게 먹는 중

 

 

일요일 되니... 완전히 정상적으로 밥도 먹고.. 괜찮아졌네요.

 

월요일, 다시 병원에 갔어요.

선생님이 어린이집에 다시 가도 되겠다고 말해서

너무 기뻣네요. ㅜㅜ

 

은수도 기분이 너무 좋았는지... 반지를 사달라며...-_-;;;

원랜 안사주는데... 병 나은 기념으로 사주고...

곧바로 어린이집으로 자전거로 출근했네요. 아하하.

 

진짜 쓰잘데기 없는 바비반지. -_-; 그날 이후 거들떠도 안봄.

 

수족구 한번 걸려보니... 진짜 몹쓸병이더군요. -_-

 

아이스크림은 커녕.. 물 한모금도 안먹고... 늘어진 애를 보는게

너무 안쓰러웠어요. 밤에는 열이 40도까지 오르고....
눈은 ‘죽음에 직면한 듯한 공포’로 가득차고...-_- 엄마에게서 떨어지질 않고..

아무것도 안먹으면 죽을까봐

안먹겠다며 아프다는 애 입에 죽이라도 한 숟가락 넣으면

자지러지듯 울며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고... ㅠㅠ

(덜 아프라고 일부러 고개를 쳐들어 목쪽으로 넣어줌. -_-)

 

수족구 후유증으로 다 나은 일주일 정도는..

밤에 애가 발작하듯 몸을 움찔움찔하면서 헛소리에

소리지르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옆에 붙어 절대 떨어지지도 않더라구요. -_-
밤에는 몰래 빠져나와 일했었는데 그냥 옆에서 같이 잤네요.


절대 다시 걸리게하고 싶지 않은 병..-_-;;

 

동시에... 수족구도 이정도인데... 정말 중병에 걸린 아이를 보는

엄마들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무조껀 건강한게... 감사하고 또 행복한 거라는 알게된 일주일이었어요.


아이가 아프지 않고 웃고 잘 먹고, 잘 노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은수양은 요즘 매우 건강하게 잘 놀고 있어요. :)

 

 

ps : 은수 몸무게

 

수족구 겪는 동안 은수 몸무게 빠졌나 재어봤더니..

17.5kg에서 1키로 빠져 16.5kg되었네요. -.-

사실 16.5kg도 또래에 비해 많은거라..-_-;;;

그대로 가도 상관없는 몸무게이나...

어떻게 밥을 그렇게 안먹었는데 1kg밖에 안빠지지? -_-;;

 

오히려 제가 2키로 빠졌다능. -_-;

저 역시 빠져도 과체중이라..티도 안나지만...

은수양의 몸무게는 이후에 단 이틀만에 돌아왔어요. 아하하하하하.

저도 그랬겠지요? -_- (아직까지 안재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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