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사진이야기

[터키, 이스탄불] 차이 한 잔과 아잔

쁘리띠님 2010. 5. 8. 22:24
<터키, 이스탄불, 블루모스크가 보이는 옥상의 한 카페>



1994년,
첫 여행을 떠나면서

"이건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이 될거야."

그렇게 다짐한 것은 아니지만,
그냥 막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또 언제 여행을 나올 수 있겠어...라고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비장했던 그때의 내 모습이
웃음이 나지만...


요즘은,

여행을 가면 뭔가 남겨두는 버릇이 생겼다.


"다음에 오면 이걸 해야지."


몇 해 전 세계여행 때 이스탄불을 떠나며

다음에 이스탄불에 오면
모스크에서 퍼져나오는 예배소리, 아잔을 들으며
차이 한잔과 함께
해지는 블루모스크를 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때가 또 언제가 될까...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시일에 이루어졌다.

1년이 조금 못되었으니까.

따끈한 차이한잔과 라이스 푸딩.

딸랑딸랑 젓는 찻숟가락의 가벼운 움직임,
점점 녹아드는 설탕 알갱이들의 마술.

아련히 들리는 아잔은 내 마음을 울리고...

노을지는 블루모스크의 모습은
내가 기다리던 시간.


이렇게 빨리 올 줄 언제 알았겠어.


그렇게 내 앞의 시간은 알 수 없다.

난 그래서 삶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