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월드컵] 프랑크푸르트, 토고전
곰곰히 생각해보니 2002년 월드컵, 2006년 월드컵 모두 유럽에 있었더라구요.
2002년에는 이탈리아전 할 때 비행기를 타서 저 뿐만아니라 모든 한국인들이 궁금해하다가
영국 런던 공항에 도착하지마자 입국수속하는 영국인에게 다짜고짜 점수를 물었었다죠. :)
그리고, 2006년에는 프랑크푸르트에 있었습니다. 경기장엔 비싸서 들어가지 못하고
경기장 옆의 강가에서 한국교민들과 여행자들과 함께 응원했었습니다.
아마도 2010년 남아공이 이런 분위기일 것 같네요.
내일, 대~한민국 화이팅입니다! :)
세계일주 중이었던 쁘리띠는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열흘정도 머물며 업데이트를 하고
밤베르크에서 공부하는 떠나볼까 회원이신 Lina님의 집에서 집중휴식(먹고 잠만 자는...-_-)을 취하고
독일의 소도시 몇 곳을 조사한 뒤 월드컵 한국의 첫 경기가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로 떠납니다.
독일에 머물던 20여일 동안 독일 곳곳에서 풍기던 그...왠지모를 긴장감...하하.
월드컵을 앞두고 독일 전체가 흥분감에 두근두근대던 그때의 분위기가 눈에 선하네요. :)
쁘리띠도 나름 사전 응원준비를 하려고 했으니 왜 다른 국기는 많으면서 한국국기는 없는건지...-_-;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한국경기가 있던 프랑크푸르트에서는 팔더라구요. 단...좀 비싸게..-_-
경기 전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잘까하다가 아무래도 숙소사정이 좋지 않을 것 같아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1시간쯤 떨어진 뷔르츠부르크에서 1박을 했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민박집 숙박비에 반발해 노숙자 클럽까지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프랑크푸르트의 숙소는 풀(Full)이었고...
(뷔르츠부르크 기차역 근처의 제가 묵었던 호스텔은 텅텅~ 비었었어요~)
여튼, 간김에 뷔르츠부르크 시내를 구경하고 호스텔에 자러 갔더니
그 동안 한국여행자 한명도 못봤었는데(조사차 소도시만 다니느라...-_-)
글쎄 제 바로 옆쪽 침대에 걸쳐진 커다란 태극기라니...ㅠ_ㅠ
다음날 경기응원을 앞두고 저녁 9시부터 잠을 청한
한국의 소녀들이었던 것입니다!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가던 참이라 깨우기는 뭐하고 해서
포스트잇에 메모를 남기고 잤는데
다음날 아침 7시에 절 깨우더군요. =_=
"9시에 프랑크푸르트 기차역 앞에서 집결이래요!" -_-m (비장)
아앗. =_= 부지런도 하지. 전 짐을 챙겨야 해서 그냥 조금 늦게 가기로 결정. --;
꽃단장(응원준비 옷차림)을 마친 소녀들은 비장함을 풍기며 사라지고
쁘리띠는 8시 반 기차로 뷔르츠부르크에 9시 40분에 도착.
내리자마자 들리는 *오! 필승 코리아!* 응원소리! 빨간 티셔츠의 물결!~
그야말로 기차역은 한국사람들 천지였습니다!
유럽의 한국여행자들은 모두 몰려온 것 같은 빨간 티의 한국사람들. ㅎㅎ
순간, 변변한 응원도구도 빨간티셔츠도 준비하지 않은 제가
(빨간 점퍼는 입었지만...-_-; 나중에 더워서 그나마 벗음)너무 부끄러웠다죠. -_-;;
애니웨이....하하하하.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일단 가방을 라커룸에 맡겼죠.
(자리 없을까봐 좀 두려움에 떨었었는데 후문쪽의 라커룸은 여유가 있더라구요.)
대단히 조직적으로 응원하러 오신 분들이 많았어요. 깃발도 여럿 보였고, 그룹마다 취재진도 딸려오고...
저보곤 "어느 소속이세요?"라고 묻기도 하더라구요. "혼자 왔는데요..."라고 말하면서 뭔가..우울..-_-;;
(뮌헨에 살고 계신 교민들은 버스로 이곳까지 응원온다고 얘길 들었었어요!)
라커룸에서 만난 혼자온 한국언니(뭐, 저보다는 한참 어린..-_-)와 함께
역앞의 월드컵 부스에서 응원장 위치, 지도와 경기일정 홍보물을 챙기고
인터넷에서 약속한 한국팀 응원장소인 마인강변의 응원장으로 슬슬 걸어갑니다~
경기시간은 오후 3시니 한참이나 남았습니다.
음...뭐야 생각보다 순조롭잖아~
정말 갖고 싶었는데...ㅠ_ㅠ 오른쪽은 현대자동차 홍보 부스.
걸어가다 영국에서 온 가족(영국남편과 아이를 둔 한국여자분~)을 만나서 얘기를 좀 나누게 되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돈이 좀 들더라도 경기장 안에 들어갈까?말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암표로 300유로에 티켓을 샀다는 소릴 듣고, 곧바로 포기...-_-;;;
(나중에 알고보니 경기 전날엔 2~300유로에 거래가 되었다가 당일날엔 100유로까지 떨어지고
그날 탄 기차안에서 만난 한국언니는 경기시작 한 후 얼마 뒤에 50유로에 들어갔다고 하더라구요.
100유로 정도였으면 그냥 경기장으로 갈 껄...하고 또 후회했습니다. ㅠ_ㅠ)
독일 월드컵 운영진측에서 마련한 응원장소은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어 밖에서 기다렸었는데요,
벌써 기다리는 한국사람들로 가득~!
그러다 입장 시작. :)
데오도란트 스프레이를 가져온 외국애, 아쉬워하며 마지막으로 겨드랑이에 뿌리기도...-_-;;;
[아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마인강 가운데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어서
강 양쪽에서 티비를 보고 응원을 할 수 있어요.
경기전에 한국 비보이들이 나와 공연을 했는데
대부분 경기시작전 흥분 때문에 보는 둥 마는 둥..ㅎㅎ
모두들 빨간 티셔츠에, 손수건에, 수건에...준비를 어찌나 잘 하셨는지...
어떤 분들은 천사날개와 과감한 옷차림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어요.
전...뭐....-_-;; 그닥...노력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응원을 하려는 일념아래 프랑크푸르트로 달려오지 않았겠습니까? -.-
가장 신이났던 분들은 뭐니뭐니해도 독일지역에 살고 계신 교포분들이었고,
제 앞의 아주머니는 기분이 너무 좋으셔서 떡도 돌리고(얼마만에 먹어본 떡이었던지! ㅠ_ㅠ)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은 학생들과 노래도 부르고.... 분위기 너무 좋았어요~ :)
애니웨이...응원하고, 관람하기 좋은 자리에 앉아야겠다 싶어 자리를 잡았는데,
땡볕아래 한시간을 기다려야 했지요. -_-
정말이지 딱 30분 앉아있었는데 일사병에 죽을 것 같아 응원석을 피해 나무 그늘로 대피하니...
정말 해가 너무 강해서 나중엔 반정도 바닥으로 자리 옮겼어요~
응원장 내부에는 음료나 맥주를 사먹을 수 있는 부스도 설치되어 있었어요.
자, 3시...드디어 기다리던 경기는 시작되고...응원도 시작됩니다!
1:0 토고에게 한 골을 먹고 다들 답답해서 미치려고 하던 차에 드디어 한 골이 들어갑니다!!!
사실, 골 넣었을 때 제대로된 사진 없습니다. -_- 소리치느라...-_-;;;
감안해 주세요.
2:1로 경기가 끝나고 다들 미쳐갑니다. 하하.
응원하던 동안에 제 옆쪽에 영국 사람 3명이 앉았었는데 글쎄 '박지성' 유니폼을 입고 있더라구요.
궁금해서 말을 시켜서 얘기를 나눴는데 두사람은 한국에서 영어선생님을 했었다고...
박지성을 너무 좋아해서 티셔츠를 사고, 다른 친구 한명을 데리고 응원을 나왔대요~ :)
[아래 사진]을 보시면 맨 오른쪽의 V를 하고 있는 친구 모습. 정말 한국사람이랑 포즈가 똑같죠? ㅎㅎ
처음엔 그 V가 너무 우스웠는데 이제는 사진을 찍기만 하면 저 포즈를 한댑니다. ㅋㅋ
나중에 이 친구들 덕분에, 위의 한국부스에서 티셔츠를 받기도..-.- (나중에 선물 줬지만..)
앞에 계신 한국분들은 말도 안해봤는데 경기가 끝나자 모두 흥분해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
아무나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지요? ㅎㅎ
(이런 현상은 인도에서 펼쳐진 아시아청소년 축구 응원을 하러갔을 때도 벌어집니다. -.-)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은 열광합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지요~
광장으로~! 광장으로~!
오른쪽 아까 말했던 *박지성*티의 영국인도 보이시죠? :)
이날 한 100번은 불지 않았을까...ㅎㅎ (옆에는 양배추씨)
아까 그 V자의 영국인은 한국의 한국인 여자친구에게 현장감 있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연신 휴대폰을 붙들고 놓질 않습니다. (왠지 부럽..ㅠ_ㅠ) 다시, 한국에 갈거라는 그 친구...
여자친구가 너무 궁금했습니다. -_-; (정말 부럽..ㅠ_ㅠ)
그날, 프랑크푸르트에서의 토고와의 첫 경기는 2:1로 이겼고
제가 스페인에서 순례자의 길을 걷는 동안 펼쳐졌던 프랑스와의 경기는 1:1로 비겼고
스위스와의 경기는 2:0으로 져서 아쉽게도 2006년 한국의 축구는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축구를 즐기지는 않지만(사실, 모든 스포츠를..-_-;;)
경기방식은 그저 골만 넣으면 이기는 것이라 아는 무지몽매한 쁘리띠지만
월드컵이, 특히 2002년 월드컵이 세계에 한국이란 나라를 제대로 각인시킨
중요하고 파워풀한 사건임을 세계를 여행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포츠는 정말, 위대합니다. :)
월드컵 기념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