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쁘리띠의 수다

이이(李珥)가 말한 독서

쁘리띠님 2011. 12. 5. 15:45


한 놀이터에 이런 글귀가 돌에 새겨져 있었어요.

"사람들이 독서하는데 있어서 입으로만 읽고 마음으로 체험하지 아니하며
몸으로 행하지 아니하면, 글은 다만 글자에 지나지 않으며 나는 나대로 라는 격이니
실제로 유익한 것은 없다."

책을 읽고 체화하지 않는다면 읽은 의미가 없다는 말이죠.

요즘 짬짬이 정약용 어록을 읽고 있는데
정말 가슴 깊이 새길 글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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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이사하면서 엄마집에 전화를 했어요.

제가 책을 많이 읽을 때였는데... 엄마한테 책을 사달라고 항상 졸라댔었죠.
그랬더니 엄마가 초등학생 딸에게 글자가 깨알만한 A4 사이즈 양장 고전 전집을 사준 거에요. -_-
대학생보고 읽으래도 읽을까 말까한 분위기랄까... 한 장 읽는데 꽤나 오래 걸리는 그런 책.

그래서 책읽기 의욕이 뚜욱 떨어진 적이 있었어요.
(책은 그 나이에 맞게 사줘야하는데..-_-)

여튼 그 책은 몇 년간 책장에 박혀 있다가 제가 고등학교 1/2학년과 대학생이 된 후에 한 권씩 읽혀졌죠.
한 열 권쯤 읽었었나.... 워낙 책이 크고 무거워서 도무지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가 없어 모두 다 읽지는 못했답니다.
나이가 들어서 보니 그 책은 정말 좋은 책이더라구요.
세계의 명화가 글과 어울리는 곳에 배치되어 있고 요약판이 아닌 제대로 번역한 책에...
정말 정성들여 만든 책이더라구요. 그 진가를 꽤나 오랜 후에 알게 되었죠.

그래서 여유가 되면 제 집에 놓고 읽으리라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인천으로 이사하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어요. 책을 가져가려고 말이죠.

그런데 엄마 왈. "버렸는데?"

버.렸.는.데
버.렸.는.데
버.렸.는.데
버.렸.는.데
버.렸.는.데

그 좋은 책을 버리다니...-_-;;;

요즘은 그런 책을 살 수도 없는데.... 그냥 버리다니.........ㅠㅠ
아이고 아까워........

초등학교 때 제가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모아놓은 스케치북이 있었는데(편집증은 이 때부터)
학교에 다녀왔더니 엄마가 쓰레기통에 버렸대서 쓰레기장을 뒤지고 다녔던 기억이 몰려왔어요.
아.... 엄마의 버리는 거엔... 정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는데....ㅠㅠ

여튼 이번 책 작업이 끝나면 밀린 책 읽기에 들어가야겠어요.
독서가 너무 고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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