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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쁘리띠의 수다

임산부 이야기


<만삭의 임산부, 제 배 아닙니다. ^^;>

늦은 나이에 결혼하기도 했지만,
빨랑 아기엄마가 되고 싶었던 저는 노산에 초산이기는 하지만
벌써 18주의 임산부가 되었습니다. :)

  주수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4개월 반의 중기 임산부라고 하면 이해하실 듯. ^^
(아기는 보통 40주, 10개월 째에 분만하게 됩니다.)

이번주부터는 요가도 시작했는데,
배는 커지고 있지만 몸은 임신초기보다 훨씬 가볍습니다.

사실, 저는 임산부가 되면
이제 당당히 지하철이나 버스의 임산부 좌석에 앉을 수 있고
사람들의 많은 배려를 받을 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는 다르더라구요. -.-

일단 어르신들은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노약자 좌석에 앉는 것을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노약자&임산부 좌석이 텅텅 비어갈 때를 제외하고는
눈치가 보여서 앉기가 쉽지 않습니다.

임산부 카페에서는 종종 자리에 앉았다가
어르신들에게 무안을 당한 이야기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무서워서 앉기가 두렵기도 하구요.

일반 좌석에서 양보하는 경우도
제가 느끼기에는 50% 정도여서 조금 놀랐습니다.
(아직 배가 많이 안나와서 그럴 수도..)

솔직히 말하자면, 임산부라고 자리를 비켜주는 것을 바라긴 하지만
임산부가 된지 얼마안되서 부끄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부러 자리 양보를 요구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아 피하기도 하는...
그런 복잡한 심경이랍니다.

그나마 요즘은 배가 좀 나와서 누가 보더라도 임산부구나 싶지만,
사실 임산부가 가장 힘들 때는(중기인 제 입장으로는)
배도 나오지 않고, 입덧이 심한 3개월정도 까지가 제일 힘들답니다.

배가 나오지 않으니 누구도 임산부인줄 모르고,
몸은 정말 힘들지만(게다가 입덧 때문에 냄새 견디기가 정말 힘들어요)
아무도 자리를 양보해주지 않으니....

저처럼 주로 집에서 있는 사람이야 덜 힘들겠지만,
직장여성들은 도대체 어떻게 임신초기를 보내나 존경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임신 초기에는 태아의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 만들어지는 시기입니다.
이 때 잘못하면 태아에게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기형이 초래되기도 합니다.
게다가 유산의 위험도 가장 높아서 그 어느 시기보다
임산부들의 가장 보호받아야할 시기인데
가장 티가 안나는 시기이니.... 그래서, 가장 힘들게 보냅니다.

"초기 임산부인데 정말 힘들어서... 자리 좀 양보해주시겠어요?"라고 하는
임산부는 아마도 만난 적이 없겠지요? -.-
부끄러워서 말 못합니다. --;

그렇다고 전 3개월 이전의 *초기 임산부*입니다. 라고 표시된
목걸이를 걸을 수도 없고... -_- 정말 방법이 없네요.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들이야 많은 배려를 해주니
그나마 다행이겠습니다만,

직장을 다니는 임산부들이야말로 정말
너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ps : 정부의 출산 장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 -_-
이 얘기는 차차 하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