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으시는 분은 위에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
'키다리와 뚱뚱이'
이들은 서로 친구이고 함께 길을 걷는다.
여기에서...
'친구'와 '함께'라는 말이 가장 중요해. :)
[위의사진] 일직선의 길. 이런 길은 걷기에 별로 재밌지 않다.
[위의사진] 산티아고까지 이제 249km 남았다. >.<
[위의사진] 순례자 출몰주의! 표지판, 야생노루 출몰주의 표지판, 길 표지판.
"순례자들과 야생노루가 갑자기 출몰하니 주의하시오." 라는 간판이다. -.-
"안녕, 롤란드! :)"
"오, 난 이 목소리를 알아. 지금은 거의 보이지는 않지만,
(롤란드는 시력이 별로 좋지 않은데 안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 점점 가까이 가고 있어.
이제 네 얼굴도 보이기 시작해...
아니따... 올라, 부에노스 디아스, 굿모닝, 만나서 반가워.
그동안 잘 지냈어?
"너야말로, 나보다 한참은 앞선 줄 알았는데 왜 내 뒤에서 오는거야?"
"글쎄... 어제는 몇키로 걷지 않았거든."
"그 때 헤어진 후에 한번쯤은 만날 줄 알았는데 며칠동안 못봐서
난 너가 나보다 50km 쯤은 더 앞쪽에 있을 줄 알았어.
다음에 만나면 답을 얘기해주기로 했던 거 기억나지?
그거 못들을까봐 정말 슬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니까 너무 기쁘다. ㅋㅋ"
우리는 함께 걸으며 여행 중에 만났던 친구들의 소식을 나눴고
그리고 잠시 뒤에 헤어졌다.
그의 뒷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인샬라, 우린 또 만날 수 있을거야.
[위의사진] 십자가에 꽂아놓은 들꽃
[위의사진] 그리고, 길에서 생을 다한 순례자의 십자가까지...
다리가 아파서 그런가... 커다랗게 보였다.
그래도 차도 옆에 일직선으로 난 길보다 이런 산길이 백배 낫다고 생각했다.
다리가 너무 아픈데다 산 중턱에 예쁜 알베르게가 있어 이곳에서 자고 가기로 했다.
7시 10분 출발, 2시 40분 도착.
7시간 30분 소요.
[왼쪽사진] 성냥갑처럼 귀여운 겉모습처럼
내부는 생긴지 얼마안되었는지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7유로.
저녁식사는 베지테리언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데
(주인부부가 베지테리언 히피였다)
음식맛이 궁금해서 먹어보기로 했다.
토마토 소스에 호박과 야채를 넣어 만든 덮밥.
자극이 없고 부드러운 음식이다. 자연적이야.
'키다리와 뚱뚱이'
이들은 서로 친구이고 함께 길을 걷는다.
여기에서...
'친구'와 '함께'라는 말이 가장 중요해. :)
온몸이 아프다
[위의사진] 동이 터오르고 있다.컨디션이 좋지 않다.
며칠 전에 팔랑귀가 되어 산 마그네슘도 별 효과가 없는지 여전히 온몸이 아프다.
아직 시집도 안갔는데... 애를 낳은 것도 아닌데... -_-;; 뼈마디가 쑤시고 시리다니...
할머니도 아니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흑흑. ㅠ_ㅠ
몸에서 칼슘이 다 빠져나간 듯 삐걱삐걱대니 오래된 로봇같다. ㅠㅠ
이러다 걸을 수는 있지만
영원히 달릴 수 없게 되는게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물론, 내가 달리는 경우는 신호등 파란불이 깜빡일 때와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두가지이지만...-_-; 그래도...)
녹슨 기계에 기름칠을 하듯 조금씩 몸을 움직인 뒤 출발했다.
[왼쪽사진] 성당 기둥에 장식된 순례자 모자이크.
저 호리병엔 물이나 와인이 들었을테고... 가방도 없다.
그래, 내가 가방이 무거워서 다리가 아픈 것일지도 몰라...
내 가방엔 크림이 너무 많이 들었어. 풋크림, 핸드크림, 바디로션 등등...--;;
며칠 전에 팔랑귀가 되어 산 마그네슘도 별 효과가 없는지 여전히 온몸이 아프다.
아직 시집도 안갔는데... 애를 낳은 것도 아닌데... -_-;; 뼈마디가 쑤시고 시리다니...
할머니도 아니고 어떻게 된 영문인지... 흑흑. ㅠ_ㅠ
몸에서 칼슘이 다 빠져나간 듯 삐걱삐걱대니 오래된 로봇같다. ㅠㅠ
이러다 걸을 수는 있지만
영원히 달릴 수 없게 되는게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물론, 내가 달리는 경우는 신호등 파란불이 깜빡일 때와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두가지이지만...-_-; 그래도...)
녹슨 기계에 기름칠을 하듯 조금씩 몸을 움직인 뒤 출발했다.
[왼쪽사진] 성당 기둥에 장식된 순례자 모자이크.
저 호리병엔 물이나 와인이 들었을테고... 가방도 없다.
그래, 내가 가방이 무거워서 다리가 아픈 것일지도 몰라...
내 가방엔 크림이 너무 많이 들었어. 풋크림, 핸드크림, 바디로션 등등...--;;
[위의사진] 일직선의 길. 이런 길은 걷기에 별로 재밌지 않다.
[위의사진] 산티아고까지 이제 249km 남았다. >.<
[위의사진] 순례자 출몰주의! 표지판, 야생노루 출몰주의 표지판, 길 표지판.
"순례자들과 야생노루가 갑자기 출몰하니 주의하시오." 라는 간판이다. -.-
그가 걸어오고 있다.
문득 얼마쯤 걸었나 싶어 뒤를 돌아봤다.
역광이라 얼굴은 보이지 않고 키가 큰 남자의 그림자만 보인다.
한손에 든 1.5L물병, 낯익은 모자, 그리고 목에 건 수건...
익숙한 그림자다...
난 그가 누구인지 안다.
오랜만에 만나는 그의 모습에 내 입가엔 미소가 감돈다.
걸음을 늦추며 그가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다.
롤란드....
"안녕, 롤란드! :)"
"오, 난 이 목소리를 알아. 지금은 거의 보이지는 않지만,
(롤란드는 시력이 별로 좋지 않은데 안경을 쓰지 않는다)
그래, 점점 가까이 가고 있어.
이제 네 얼굴도 보이기 시작해...
아니따... 올라, 부에노스 디아스, 굿모닝, 만나서 반가워.
그동안 잘 지냈어?
"너야말로, 나보다 한참은 앞선 줄 알았는데 왜 내 뒤에서 오는거야?"
"글쎄... 어제는 몇키로 걷지 않았거든."
"그 때 헤어진 후에 한번쯤은 만날 줄 알았는데 며칠동안 못봐서
난 너가 나보다 50km 쯤은 더 앞쪽에 있을 줄 알았어.
다음에 만나면 답을 얘기해주기로 했던 거 기억나지?
그거 못들을까봐 정말 슬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니까 너무 기쁘다. ㅋㅋ"
우리는 함께 걸으며 여행 중에 만났던 친구들의 소식을 나눴고
그리고 잠시 뒤에 헤어졌다.
그의 뒷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인샬라, 우린 또 만날 수 있을거야.
또 다른 십자가의 길
비오는 날에 감격했던 십자가의 길 이후 또 다시 십자가의 길이 나타났다.
역시, 순례자들이 만든 수백여개의 십자가가 걸려있다.
[위의사진] 십자가에 꽂아놓은 들꽃
[위의사진] 그리고, 길에서 생을 다한 순례자의 십자가까지...
스물 네번째 날, 폰세바돈(Foncebadon) 26km
다리가 아파서 그런가... 커다랗게 보였다.
그래도 차도 옆에 일직선으로 난 길보다 이런 산길이 백배 낫다고 생각했다.
다리가 너무 아픈데다 산 중턱에 예쁜 알베르게가 있어 이곳에서 자고 가기로 했다.
7시 10분 출발, 2시 40분 도착.
7시간 30분 소요.
[왼쪽사진] 성냥갑처럼 귀여운 겉모습처럼
내부는 생긴지 얼마안되었는지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7유로.
저녁식사는 베지테리언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데
(주인부부가 베지테리언 히피였다)
음식맛이 궁금해서 먹어보기로 했다.
[오른쪽 사진] 샤워를 하고 빨래를 한 후
빨래집게를 꽂아 티셔츠며 양말을 너는데
빨래를 너는 동안 머리에 쓰고 다니던 얇은 스카프가
벌써 말라버렸다.
햇살도 강하지만, 건조하기도 하다.
낮잠자고 일어나면 바삭바삭하게 마르겠구나...
빨래를 널고 오는데 저 밑에서 나초가 올라온다.
앗. 이 친구도 나보다 훨씬 앞서있는 줄 알았는데...--;;;
다들 빠른 걸음으로 며칠전에 내 앞을 지나 갔는데 이게 뭐야.
어쨌거나, 롤란드에 이어 나초까지 오늘 만나다니 신기하다.
알베르게로 돌아와 점심을 먹었다.
[왼쪽사진] 통조림을 뜯어 전자렌지에 돌렸는데
올리브유에 담근 해산물(오징어같은) 맛이 났다.
조금 이상하게 보면 하얀 지렁이같이 생겼다..--;;;
맛은 괜찮았는데 한국으로 돌아와 번역해보니... 음...
Angulas al ajillo en aceilt de oliva
마늘과 올리브 오일을 가미한 *새끼뱀장어*였다. -_-;;;
내가 새끼를 먹었구나. ㅠㅠ 오정이 채썬 줄 알았는데..흑흑.
배가 부르니 이제 낮잠을 잘 시간이다.
먹고 자고 걷고... 벌레와 아프지만 않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낮잠을 자는데 창문에서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
보통 때 같으면 시원해서 잠이 잘 와야하는데
뼈 사이로 바람이 숭숭 들어와 잠을 잘 수가 없다.
골다공증을 바로 이런 것인가....ㅠ_ㅠ
이건 도대체 뭐지....ㅠ_ㅠ
고민하고 있는데 190cm는 되어 보이는 금발머리 여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척 보기만해도 북유럽 여자다.
그녀는 스웨덴인인데 걷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앞 뒤로 걷고 있는 친구들 얘기를 했더니 원래부터 아는 사이냔다.
길에서 만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댔더니 자긴 한번도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단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다.
"넌 하루에 몇 km를 걷는데?"
"나? 하루에 50키로쯤?"
헉...-_-;;; 그럴 줄 알았어.
"그러니 친구가 없지. 보통 사람들은 말야, 하루에 25~35km밖에 안걸어.
네가 보통사람의 두배쯤 걸으니까 아무도~~ 만날 수 없는거야. --;"
"아,,, 그런건가...?"
"그나저나 넌 참 대단하구나. 어떻게 그렇게 하루에 많이 걸을 수 있지? +.+"
"우리 북유럽 사람들은 원래 스포츠에 강해. 남자고 여자고 운동을 항상 하지. 너네 나라는 안그래?"
"응, 난 수다떠는게 운동의 단데...-_-;;;;"
"우리나라에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해."
"음. 그럼 우리나라엔 이상한 사람이 정말 많군..-_-;;"
역시, 바이킹의 후손답게 키 큰 금발에 파란 눈, 팔도 다리도 튼튼하게 생겼다.
다리가 기니 하루에 50키로쯤 걷는 건 일도 아니겠다..-_-;;;
그런데 아프단다. 의사가 조심라고 해서 무리하지 않고 있는 중이란다.
그 말이 더 놀랍다. 무리 안해서 50키로라 이거지...--;;
역시, 바이킹 언니다.
[위의사진] 그날 먹었던 저녁. 7유로올리브유에 담근 해산물(오징어같은) 맛이 났다.
조금 이상하게 보면 하얀 지렁이같이 생겼다..--;;;
맛은 괜찮았는데 한국으로 돌아와 번역해보니... 음...
Angulas al ajillo en aceilt de oliva
마늘과 올리브 오일을 가미한 *새끼뱀장어*였다. -_-;;;
내가 새끼를 먹었구나. ㅠㅠ 오정이 채썬 줄 알았는데..흑흑.
배가 부르니 이제 낮잠을 잘 시간이다.
먹고 자고 걷고... 벌레와 아프지만 않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낮잠을 자는데 창문에서 바람이 솔솔 들어온다.
보통 때 같으면 시원해서 잠이 잘 와야하는데
뼈 사이로 바람이 숭숭 들어와 잠을 잘 수가 없다.
골다공증을 바로 이런 것인가....ㅠ_ㅠ
이건 도대체 뭐지....ㅠ_ㅠ
고민하고 있는데 190cm는 되어 보이는 금발머리 여자가 방으로 들어왔다.
척 보기만해도 북유럽 여자다.
그녀는 스웨덴인인데 걷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앞 뒤로 걷고 있는 친구들 얘기를 했더니 원래부터 아는 사이냔다.
길에서 만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댔더니 자긴 한번도 같은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단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었다.
"넌 하루에 몇 km를 걷는데?"
"나? 하루에 50키로쯤?"
헉...-_-;;; 그럴 줄 알았어.
"그러니 친구가 없지. 보통 사람들은 말야, 하루에 25~35km밖에 안걸어.
네가 보통사람의 두배쯤 걸으니까 아무도~~ 만날 수 없는거야. --;"
"아,,, 그런건가...?"
"그나저나 넌 참 대단하구나. 어떻게 그렇게 하루에 많이 걸을 수 있지? +.+"
"우리 북유럽 사람들은 원래 스포츠에 강해. 남자고 여자고 운동을 항상 하지. 너네 나라는 안그래?"
"응, 난 수다떠는게 운동의 단데...-_-;;;;"
"우리나라에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해."
"음. 그럼 우리나라엔 이상한 사람이 정말 많군..-_-;;"
역시, 바이킹의 후손답게 키 큰 금발에 파란 눈, 팔도 다리도 튼튼하게 생겼다.
다리가 기니 하루에 50키로쯤 걷는 건 일도 아니겠다..-_-;;;
그런데 아프단다. 의사가 조심라고 해서 무리하지 않고 있는 중이란다.
그 말이 더 놀랍다. 무리 안해서 50키로라 이거지...--;;
역시, 바이킹 언니다.
토마토 소스에 호박과 야채를 넣어 만든 덮밥.
자극이 없고 부드러운 음식이다. 자연적이야.
2008. 10. 7(2010.4.29 업데이트) pretty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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