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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TV&드라마&다큐

[추적60분-나는성폭력생존자입니다] 인간의 탈을 쓴 괴물


저는 우리나라의 성폭력과 관련된 문제를 접할 때마다
맨날 일류를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큰 갭을 가지고 있는 분야도 별로 없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_-

성폭력범을 위한 '일류'를 지향하는게 아닌가 하고 말이죠. =_=

보통 인간 이하의 이런 사람들을 동물이나 짐승이라 말하지만,
사실 동물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싫어하는 이성과 하지도 않고, 또 억지로 하지도 못합니다.

그러니 짐승보다 못한 존재라 말하는게 맞겠죠.

제가 고등학교 때 공립도서관에 갔다가 변태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이상하게 계속 쫓아다녀서 피했는데... 어느순간 안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안심하고 쪼그려 앉아 책을 훑어보고 있는데
왼쪽 팔뚝에 뭔가 끈적한게 닿아서 보니까
그 변태자식이 자기껄 꺼내서 제 팔뚝에 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_-;;

우.웩. 구역질.

젊은 남자였는데... 안경을 끼고 그 멍 때리는 표정이라니..

완전 놀래서 벌떡 일어나 신고하러 달려갔죠.
대출해주시는 사서?가 앉아있는 곳에 여자분이 계셨는데...
제가 도서관이라서 "저기 변태가 있어요!"라고 조용히 말했더니
그 분이 그러시는거에요.

"변태라는 책은 없는데요."

-_-;;;

제가 구체적으로 한 남자를 가리키며
책이 아니라 정말 변태가 있다고 했더니 마치 못 알아듣는 양..
여러번 말하고서야 어떻게 했는지 물어보길래 그대로 말했는데...
오히려 그 여자분이...

"제가 그 대학생 남자분, 자주와서 아는데 그럴 분이 아닌데..."

라고 해서 정말 어이없어진 적이 있었어요. -_-

다시 강력하게 저 남자 좀 잡아달라고 했더니
마지못해 남자 직원을 불러오더니 우물쭈물.

그러는 사이에 그 남자가 밖으로 나가더라구요.

저는 화가났죠.

그렇게 놓아주면,
저는 무서워서 집에 어떻게 가냐고...

그때부터였을까요..?

성폭력과 관련된 놈을 잡아도 제대로 잡아주지 않고,
오히려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하는 것은 정말 내가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수치스럽고,
또 같은 여자라 하더라도 같은 편을 들어주는게 아니라
자신과는 거리가 있는(마치 자신은 순진무구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_-) 일인양
바라보는 여자들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고나 할까요? -_-

대학생이 된 후 지하철을 타고 집에서 장거리 통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우리나라에 이렇게 변태들이 많은 줄 처음 알았죠. -_-
(오죽하면 맨 앞과 뒷 칸을 여성전용 칸으로 만들었을지 생각해보세요.)

학교에 가고오며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몇번 당했는데...
정말 도서관에서의 기억 때문에 말도 못하다가
대학교 선배언니가 수업을 포기하고 끝까지 따라가 따귀를 때렸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
앞으로 걸리기만 해봐라. 넌 죽는다.. 하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다음부터 아무도 안나타나더라구요. -_-;;;

그러던 어느날 언니를 성추행하는 놈을 발견하곤 복수하듯 딱 잡은 적이 있어요.

역시나.... 그 남자 옷을 잡고 주변사람들에게 경찰을 불러달래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신문가판대를 운영하는 아줌마는 시끄러우니 저쪽에 가라고 하더군요..-_-;;
저는 성추행범에게 맞을 껄 각오하고 옷을 부여잡고 있었는데.. 얼마나 무서웠는지...몰라요.

결국 그 놈을 지하철 기동대인가로 끌고 가긴했는데
아저씨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그랬고,
그 놈을 구치소로 보내고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하는데
경찰아저씨가 그러더군요.

"그 사람, 직업도 없고... 집도 없고... 불쌍한 사람이고...
이 사람을 고소하면 피해자 분들이 경찰서에 들락날락해야하니 봐주라고..."


-_-

우리나라가 이런 나라랍니다.

가해자는 불쌍한 사람이고, 피해자는 피해만 당하고
눈뜨고 당하고... 그냥 바라봐야하는 그런 나라.

그리고 네가 옷차림이, 화장이 그래서
그런게 아니냐하는 은근한 시선들. -_-

사람들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
인도에서, 그리고 이란에서 성추행범을 잡아서
경찰서에 데리고 간 적이 있습니다.

제게 성폭력과 관련해 예외는 없습니다.
제 눈에 걸리는 놈은 무조껀 경찰서로 데려갑니다.

그 남자들...
다 주변 사람들에게 따귀맞고 몰매 맞았습니다.
경찰서에서도 경찰들이 막 패줬습니다.

제가 보는 앞에서 돌림빵으로 시원하게 패주더라구요.
정말 속이 시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런 점에서
정말 남자라는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이
버젓이 활보하고 피해자들만 죽을 때까지 자책하며 고통받는...
(유교라는 것이 단단히 서포트해줘서 말이죠. -_-)
 
그런 아주 후진국입니다.

동물보다 못한 성폭력 범죄는...
유효기간도, 친고죄도 모두 없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성범죄를 저질러도 되는 일이라고...
여자들은 당해도 말 못하고 혼자서 괴로워 자책하고,
반면에 가해자는 아니라고 발뺌하면 되고,
또 재수없게 걸리면 협박하거나 합의하면 된다고... 
그러니 이딴 것쯤은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아들을 그런 괴물로 키운 부모들과
용인하고 묵언하고 심지어 조장해주는 사회가 있다는 것은...

정말 우리나라는 무서운 나라입니다.
.
.
.

곧 딸을 낳을 엄마로서 연약한 내 딸이
이런 괴물 남자들과 사회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단단히 교육시켜야할 것을 생각하니 사명감이 마구 용솟음치네요. -_-

신랑은 안전을 위해 자기가 회사에 늦더라도
딸 통학을 열심히 시킬거라는데...
방송에 나온 그 변태 국어선생같은 놈을 만나면 어쩝니까. 나참..-_-
담임이라고 하는 놈은 학생의 이야기를 듣고도 '처녀막'을 건드리지 않았으니
괜찮은거 아니냐고 했다는데... 완전 미친X... 티비 부술 뻔 했다능.

내 딸만 보호하면 될 게 아니라...
사회와 나라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거죠.

* 홈페이지 : http://www.kbs.co.kr/2tv/sisa/chu60/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