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연히 KBS의 '인간의 땅' 시리즈 중의 2편인
철까마귀의 날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어느 나라에 가면 세계에서 밀려온 배들의 무덤이 있고,
이 배를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온전히 인간의 힘으로
해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까마귀들도 철사로 집을 짓는다는 그곳은 바로,
방글라데시의 치타공이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방글라데시의 남쪽 해변 마을인 치타공이라는 곳에
선박해체소가 30여 개가 있는데
그 중에 그나마 근로조건이 가장 좋다는 PHP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이야기입니다.
노동자들 중에 벨랄이라는 21살의 숙련공 노동자는
동생과 함께 일을 하고 있지요.
10년째 그곳에서 일하며 80만원을 모아
고향에서 인력거 끄는 일을 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숙련공의 한 달 임금은 6만원.
하루에 2달러를 벌기 위해 방글라데시인들은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장비라곤 그나마 최근에 생긴 플라스틱 안전모 밖에 없고,
이마저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다수.
기름의 폭발사고나 분해하던 철판의 추락으로 압사할 위기와
석면가루에 노출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들에게 희망이 있다면,
하루에 한끼 밖에 못먹는 가족을 위해
돈을 보내고 미래를 꿈꾸는 일입니다.
21살의 벨랄에게는 얼마 전 고향에서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내는 친정에서 아이를 낳았는데
가난한 친정에서는 하루에 한끼 밖에 먹지 못해
영양부족으로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입니다.
벨랄은 고향에 방문해 눈이 보이지 않는 아이를 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
벨랄에게 가난은 앞 못보는 아이이고,
사랑하는 아내이다.
"
치타공의 방글라데시 선박해체 노동자들은
10명이 맨 어깨에 1톤의 철판을 메고
맨발로 육지까지 옮기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들은 하루에 2달러를 벌고,
12살 때부터 돈을 벌기위해
자신의 생명을 앗아갈 위험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둥근데,
세상 사람들의 삶은 너무나 들쭉날쭉합니다.
암을 유발하는 무서운 석면가루의 위협,
무거운 철판이 떨어져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험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가난은
도대체 얼마나 거대한 존재인가요...
다큐멘터리의 울림이 오랫동안 가슴이 남습니다.
* 인간의 땅 시리즈 (2) 철까마귀의 날들 홈페이지 : http://www.kbs.co.kr/1tv/sisa/insightasia/humanland/notice/story02/index.html
* 관련글
1. ‘철까마귀’ 대상 수상, KBS가 떳떳하게 자랑하려면 (PD 저널)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5271
2. 10톤 철판 떨어져 압사할 뻔 했다.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7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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