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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사진이야기

[미국, 뉴욕] 나이가 든다는 것

The brown Sisters (1975-2005)
Nicholas Nixon

1975년

그 중간쯤

2005년

뉴욕의 미술관 한켠에
네 자매의 젊었을 때부터 몇 년마다 사진을 찍어
나이가 든 현재까지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시하고 있었다.



"29살이 너무 답답했었어."

라고 말하며
서른이 되자 행복해 죽을 것 같았던 내가,
 
어느날, 고작 2년 전 사진을 들추다
문득 내가 늙었버렸다는 걸 알아버렸다...! -_-
 
마침 한참 아팠던 차에 어찌나 세상이 우울해졌었는지
그만,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버리고 말았는데
 
G양과 함께 "우린 늙어버린거야? ㅠ_ㅠ"라며
함께 울부짖기도 했었으니...ㅠ_ㅠ 흙.
 
곰곰히 나름 사색에 잠겨보니 이런 충격의 원인은
나의 미래를 고작 서른까지만 생각했었지,
35살이 되고, 마흔이 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바보같다. -_-)
 
그리고,
나이가 든다는 건 너무나 자연스런일인데,
또 그렇게 생각해왔었는데,
머리로만 생각했지 가슴으로 생각해보진 못했던 것이다! -_-
(역시, 바보같다)
 
몸은 늙어가는데, 정신은 초등학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황당한 시추에이션. -_-
 
여튼, 위의 전시를 보았을 때 눈물이 글썽.
 
젊었을 때 아름답고 날씬했던 그녀들이
주름지고 탄력을 잃은 살들을 가진 현재의 모습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산다는 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아직까지, 최소한 내게는
그런 모습이 감동적이며 대단한 일로 여겨진다.
 
난 이제 엄마도 되는데...
역시, 수련이 필요하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