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문득 된장찌개에서 갓 건져 올린,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감자가 먹고 싶어졌다.
사실 난 감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서양권에서 감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조금 별종으로 생각. -_- 주식이라...)
임신한 뒤에는... 매쉬드 포테이토나, 대박 칼로리의 치즈를 잔뜩 얹은 감자, 감자 튀김.. 이런 게 땡겨서 먹기도 했고,
요즘은 예전보다 덜 감자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여튼, 냉장고 속의 딱 하나 남은 감자를 꺼내... 된장찌개 요리 시작!
정말 오랜만에 나를 위한 요리를 하기 사작했는데...
된장찌개와 감자... 의 소박한 꿈은...
냉장고 속의 먹다남은 야채 정리로 귀결되기 시작했는데....-_-;
먼저 된장을 풀고... 상처난 감자, 색이 변해버린 버섯, 말라버리기 시작한 호박, 냉동고 속의 청양고추,
오래됐는데 멀쩡해보인 콩나물, 오래됐는데 다듬었더니 먹을 만한 파, 다행히 어제 사서 신선한 두부와 바지락,
혜진님이 가져다 준 싱싱한 양파가 모여 위의 사진처럼 냄비 속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다.
사실 안에 넣은 재료들 양이 많아지면서(더 두면 버려야할 상황이라..-_-)
냄비를 한 단계 큰 것으로 옮겨 담아야 했다.
어쨌든 사진처럼 먹음직스러워보여 접시에 담았다.
접시? 난 옴폭하고 넓은 접시에 국을 담아 먹는 걸 좋아한다.
넓은 접시는 금방 식어 뜨거운 국을 먹기에 편하기도 하고 재료들이 더 잘 보여 건져 먹기에도 좋다.
냐하하, 한 숟가락 떠서 음미~
음...
이건 내가 애초에 만들려고 했던 된장찌개가 아니다. -_-
된장을 너무 조금 풀어서 옅은 간만 되었는데...
조개가 맛을 살려줄 줄 알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사실 된장찌개를 먹고 싶어서 끓인 건데....--;; 아쉽.
그렇다고 맛이 없지는 않다. 전혀 다른 음식이 나왔을 뿐이지. -_-
심심한 건강 요리를 먹는 그런 느낌. 감자를 너무 얇게 썰었더니 으스러져서 형태가... ㅠㅠ
된장을 안풀고 토마토를 풀었으면 완전 서양음식 됐을만한... 그런 맛이랄까..? -,.-
전혀 다른 색깔이지만 이 맛과 비슷했어. ㅋㅋ
순례자의 길에서 베지테리언이 운영하는 알베르게에서 저녁으로 사 먹었던 메뉴.
토마토를 빼곤 비슷한 느낌의 재료들.
나는야 토속적인 재료로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요리의 마술사. 아하하하하하
배부르면 장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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