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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내가 읽은 책

[엄마를 부탁해] 이런 엄마는 이제 그만. ㅠㅠ


얼마 전에 티비 다큐멘터리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다뤘었다.

"출세만세"
(SBS 스페셜 4부작)

먹을 것도, 다른 모든 것도 '평등하게' 가난했던 시절,
부모들은 자식들이 밥을 굶지않는 부자로,
모든 것으로부터 안전한 힘있는 권력을 갖는 사람이 되기를 원했고
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엄마라는 이름의 사람들.

엄마들은 자식이 공부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며 일을 해 뒷바라지를 했고,
심지어 자신의 피를 팔아 자식의 교육비를 대기도 했다.

그런, 엄마들에게 자식들은 한 '여성'으로서의 존재는 자연스레 지웠고,
그저 '희생하는' 엄마라는 그런 의미로 막연히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가 어떤 여성으로서의 감수성을 가진 존재인지,
어떤 사람이었는지 제대로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생일상을 받기 위해 남편과 함께 서울로 상경했다가
잃어버리게 된 엄마.

그 엄마를 찾기 위한 가족들의 이야기.

딸과 아들의 입장으로, 남편의 입장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구천을 떠돌며 인사하는 엄마의 목소리로
소설은 이어진다.

엄마의 희생에 몸둘바를 모르겠지만,
이런 어머니들의 희생이 실제했다는 것에 먹먹하지만
한편으로는 갑갑하기 그지없다.

바람피고, 엄마를 내쫓고, 집을 나가버린 아빠가
다시 돌아오자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이부자리를 봐주고
밥을 차려주는 여자가 요즘 시대에도 있을까.

자신의 몸을 혹사하다 만신창이가 되어
암에 걸리고, 온갖 병에 걸려도 병원에 안가겠다는(또 다른 병이 발견될까 두려워)
여자가 요즘 시대에도 있을까.

감사하지만,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고
이런 엄마들이 있었다는 사실과 의미는 꼭 기억해야겠지만 
앞으로 이런 엄마들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내가 너를 위해 살다 빈 껍데기만 남았어."

라는 엄마의 하소연을 듣는 것 보다
(책안의 엄마는 이런 말조차 할 생각을 못하시는 분이지만..-_-;)

몸도 챙기고, 마음도 챙기고,
삶을 즐기고, 행복한 한 사람으로 일생을 사는 엄마들이
대부분이 되어야하지 않겠나...

이런 소설은 이제 그만...-_-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저 |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