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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내가 읽은 책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몇년 전,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책을 읽은 후배가 내게 말했다.
 
"언니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요."
.
.
.
그 미래가 언제쯤 올까 싶었는데.... -.-
 
이제 내 뱃속의 아이가 발길질을 하고,
꼬르륵 배꼽시계가 울려 음식을 먹을 때나 아침에 일어날 때가 되었다고
아이가 뭔가 행동을 취하라며 꿈틀꿈틀 움직일 때면 곧 당장은 아니겠지만,
아이가 걷고 말을 이해할 때 함께 여행할 때를 상상해 보곤한다.
 
길에서 배우고 느낄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아이는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이며 커갈까.
여행이 아이의 삶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궁금한 마음에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난
선배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 책을 손에 들었다.
 
세상에,
걸어서 20분 거리인 목적지까지
아이와 함께 간다면 1시간 반이 걸릴 수도 있구나! =_=
 
느림과 기다림, 무한한 인내심, 그리고 여유가 필요한
여행패턴으로 바뀌게 되는구나!
 
이때까지 내가 해온 여행과는 다른 여행이 되겠지만,
그녀의 책을 읽으니 역시 아이를 갖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글에서 아이를 낳아본 어머니들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가 묻어난다.
 
이 세상 어머니들만이 가질 수 있는 깨달음과 지혜,
그래서 엄마가 되고 싶었고, 그 중에 딸이 갖고 싶었고,
그리고 무엇보다....
 
내 평생 소원 중 하나는 어린 딸과 함께
여행가는 것이었어. :)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하지만, 언제나 그 만큼의 희생이 따른다.
 
엄마가 될 준비를 단단히 해야지.
 
"우리의 행동은 제약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이 약하고 어린 것들과 함께하니 말이죠.
그리고 그 사람의 행동이 극도로 제한되면 그의 사고 또한 제한되지요.

나는 중빈이 아기였던 시절, 그 시기를 '분석이 없는 시기'라고 불러요.
그런데 그 분석이 없는 시기가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나 자신을 돌아보면, 그 시기를 통과하는 동안 분명히 '진화'했거든요.

작고, 느리고, 지루한 것들을 반복해서 무비판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나는 조금 따뜻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전엔 남과 다른 것을 사랑했지만,
이제는 남과 같은 것에도 진심으로부터 눈물이 나올 때가 있어요.
어머니라는 자리가 준 선물이죠."
<272p 중에서...>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겠지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 터키편)
오소희 저 | 북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