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이야기/[연재] 순례자의 길

[순례자의 길. 3년 후] (3) 정보 - (완결)


이 글은 순례자의 길을 걸은 후 3년 뒤의 이야기입니다.
3년 전의 첫 번째 글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이니
처음 읽으시는 분은 위에 글을 먼저 읽어주세요~ :)


 

'순례자를 바라보는 내 가슴이 얼마나 벅차오르는지 아무도 모를거야.'
 

생쟁에서
그렇게 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생쟁으로 돌아왔습니다.

땀과 비에 젖어 찝찝한 느낌을 주던 옷과
진흙이 잔뜩 묻고 젖어 버린 운동화만이
제가 오늘 다녀온 곳을 말해주었을 뿐이죠.

생쟁의 일상은 매일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게 흐르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제 마음만은 기쁘고 상쾌합니다.

3년동안 그때의 첫 날만 생각하면 한쪽 심장이 아려왔는데
이제는 두 다리 뻗고 편안히 웃으며 잘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

몇 십년 전에 내지못한 몇 천원이 마음에 걸려
지긋한 나이가 되어 그 몇십배의 돈을 돌려주었다는
할아버지의 마음도 이럴 겁니다. :)

여기, 지금 막 도착한 순례자들이 있습니다.
낯선 곳에 대한 약간의 흥분과 호기심, 그리고 조금은 두려움의 눈빛으로
생쟁의 골목 길로 조심스레 걸어들어 옵니다.

어제 도착한 순례자들과 마찬가지로 숙소를 구하고,
또 순례자 사무실을 찾습니다.

시계를 보니 어제 제가 도착한 비슷한 시간이네요.
이들은 아마도 생쟁으로 들어오는 마지막 열차를 타고 온 순례자들이지요. :)

그날 저녁, 저는 두 다리를 길게 뻗고
얼굴가득 미소를 지으며 행복한 꿈나라로 향했습니다.

생쟁에서의 다음 날
다음 날, 저는 늦으막하게 일어나 운동화를 빨아 양지바른 햇살아래 신발을 세워둡니다.
한달 넘게 꽤 많이 걸었더니 신발은 닳고 닳아 버릴 때가 되었지만,
다음 여행지가 샤모니여서 아직은 운동화를 버려서는 안됩니다.

[위의 사진] 순례자의 길을 걸으시는 분은,
저런 신발을 신으시면 발이 고생해요~ -.-

그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생쟁을 둘러봅니다.

성곽 안에 둘러쌓인 구시가지는
작지만 꽤 매력적인 곳입니다. :)

그래도 제게는 순례자들이 먼저 들어오네요.

 
미국과 같은 영어를 쓰는 캐나다 사람들은
항상 저렇게 캐나다 국기를 붙이고 다니죠~ :) 그 이유는...?
예전에 한번 글에 쓴 적이 있어요.  한번 찾아보세요~ㅎㅎㅎ

앞쪽에 보이는 터널이 연결된 건물은 노트르담 성당입니다.
터널 바로 위에는 산티아고의 동상이 있습니다.

 [위의 사진] 산티아고 동상

 [위의 사진] 가리비는 순례자들의 상징~

자전거 순례자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종아리 근육이 긴장해 있네요~ +.+

 
숙소에서 나온 부부는 서로 힘을 모아
가파른 벽돌길을 오릅니다.

 
지그재그로 가야 힘이 많이 들지 않는지
그렇게 오릅니다.

 
정말 관광객의 모습도 보이구요~ :)
관광객과 순례자의 모습이 확 틀리지요? ^^

 
알베르게의 모습입니다.
문 앞의 Complet!란 뜻은 숙소 자리가 없다네요.
사람들이 항상 가득 차 있는 인기있는 숙소. :)

바로 아래쪽의 제가 묵었던 숙소~


 
구시가지 안에는 순례자들의 숙소가 꽤 많아요.
맨 아래 지도를 첨부했는데 가실 분들은 참고하세요~ :)

아래, 고양이는 주인 아주머니가 키우는 애들에요~



기지개켜는 아이~

 
더러운 제 신발 옆에 앉아 있는 고양이도 있었구요,

쿠션 위에서 게슴츠레 저를 쳐다보는 고양이도 있었죠.

소파의 등쪽 꼭대기에 묘하게 균형을 잡고 앉아
드나드는 사람을 구경하는 고양이도 있었고,


 
주방에 앉아 있는 애도 있었어요~

사진은 더 많지만 있지만.. 이만 줄일게요. --;

제가 묵었던 아주머니는 동물을 좋아해서
개와 고양이 5~6마리, 닭과 닭이 낳은 병아리까지
키우고 계셨답니다.

주방에서 접시를 두두리면
온 집안에 숨어있던 고양이들이 밥을 먹으러 나오는데 장관이었어요~ ^^;;

우체국에서 엽서를 보내려고
성곽 바깥 쪽에 나온 김에 근처의 빵집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크로와상과 카페라떼,
크로와상을 먹으니 프랑스 같네요. :)


다시 성곽 쪽으로 돌아옵니다.

 [위의 사진] 기차역에서 구시가지 쪽으로 올라오면 만나게 되는 성곽의 입구,

자전거를 탄 순례자들이 화장실을 다녀오며 쉬고 있네요.
오른쪽의 계단으로 올라가 정면의 입구로 들어가면 구시가지고,
입구를 지나 직진 후 왼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순례자 사무실이 있습니다.

 
꼭 순례자의 길을 걷지 않더라도 방문해보셔도 좋은 곳입니다.
[위의 사진]처럼 관광안내소도 있고, 지도도 무료로 받으실 수 있어요~ :)


 [위의 사진] 노트르담 다리의 모습

 
반대편에서도 찍어 보았어요~ :)

이번에는 구시가지의 성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공식 알베르게 앞에 올라가는 길이 있어요.

 [위의 사진] 성에서 바라본 생쟁 시내의 모습

 [위의 사진] 가까운 쪽에 보이는 붉은 지붕이 구시가지의 주요 골목입니다.
이곳에 알베르게, 순례자 사무실, 식당, 가게가 있어요~


 [위의 사진] 성의 입구, 문은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 없어요.

성을 내려와 공식 알베르게 쪽에 있는 성문에서 본 모습입니다.

 [위의 사진] 성문에서 맨 처음에 보이는 건물이 공식 알베르게에요~

 [위의 사진] 생쟁을 통과하는 순례자들은 이곳으로 들어와
이 길을 따라 반대편 성문으로 나간 후 피레네 산을 넘게 됩니다.


 [위의 사진] 성곽 아래쪽에는 예쁜 꽃들이 심어져 있어요~

 [위의 사진] 꽃담 옆에 식수대가 있습니다.
도착한 순례자들이 물을 담아가는 곳입니다.

 [위의 사진] 공식 알베르게를 지나 걸어가면 오른쪽에 순례자 사무실의 모습이 보입니다.

좀 더 자세한 유용한 정보를 정리해 드릴게요. :)

[생 쟁 피에드 포트 지도]
 [위의 사진] 위의 지도를 프린트 하고 싶으시다면,
클릭하면 새 창이 뜨는데.... 이 때 Ctrl+P 를 누르시면 프린트 됩니다~ :)


[실용 정보]

1. 숙소

순례자들의 숙소를 '알베르게'라고 합니다. 가격대는 다양, 7~15유로 선.
 [위의 사진] 알베르게도 있지만, 호텔도 있어요~ :)

 [위의 사진] 지도에 표시된 알베르게의 대문들

2. 식수대
첫날이라 숙소에서 물을 받아 떠나겠지만, 혹시나 해서 올립니다. :)
식수대는 순례자들의 생명의 원천이죠.

 [위의 사진] Eau Potable는 '마실 수 있는 물'이라는 뜻이에요.
반대로 'Eau non potable'은 마실 수 없는 물이죠.

3. 슈퍼마켓
성곽에서 도보로 10~15분 거리에 꽤 큰 Champion 슈퍼마켓이 있습니다. 위치는 지도 참고.
이곳에서 다음날 아침과 점심을 위해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세요. 과일도 1~2개 정도 사는 것도 좋아요~

 [위의 사진] 월~토까지 운영하고, 문을 여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꼭 참고하세요~ :)
슈퍼마켓 바로 직전에는 대형 등산용품 전문점이 있어요. 필요한 물품이 있다면 이곳에서 사세요~


4. 짐이 부담된다면...
제 생각에서는 자기 짐이니 당연히 메고 가라고 추천하고 싶지만,
론세스바예스까지 짐을 운송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제가 돌아올 때 탔던 차의 회사죠.

 [위의 사진] 위치는 37번지에 있어요~

5. 지팡이
한국에서 지팡이를 준비해가겠지만, 혹시나 준비하지 못하신 분들이나
또는 기념품을 위해 구시가지 곳곳에서 아래같은 지팡이를 팝니다. :)

전문 등산용품이 필요하다면 가게는 위에 말씀해 드렸어요~ 슈퍼마켓 가기 직전.

 
6. 식당
알베르게에 따라 주방사용이 가능한 곳과 그렇지 못한 곳으로 나뉩니다.
알베르게에 도착하면 미리 물어보고 결정하세요~ 공식 알베르게에는 주방이 있어요.

저렴한 슈퍼마켓 음식도 있지만, 떠나기 전날 순례자 메뉴를 드셔보는 것은 어떨까요? :)


 [위의 사진] 오늘의 메뉴 10.5유로, 순례자 메뉴 12유로. :)
.
.
.
.

생쟁에 대한 정보를 마지막으로
3년 뒤의 이야기는 이제 끝을 맺습니다. :)

이 글을 읽으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분들이 순례자의 길을 떠나고 있습니다.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시며 길을 걷고 계시겠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한국의 순례자들의 모습에
프랑스와 스페인 사람들은 놀라워하면서 동시에 기뻐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면 몰릴수록
저는 자꾸 노파심이 듭니다.

그저 '도보여행' 붐으로 이 길이 망쳐지지 않을까.

그렇다하더라도...
단지 유행처럼 따라온 사람이라도
이 길에서 많은 것을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이 길에는 거대한 에너지가 있으니까요. :)

부디, 이 길이 깨달음의 길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소중하게 대했으면 좋겠습니다. :)

"길을 마치고 돌아가는 순례자들의 마음 속은 어떨까요...? :)"

2009. 8. 17(2010.4.26 업데이트) pretty chung :)


ps :  2011년 여름,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걸어서 간 게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 갔지요~ :)
관련된 정보는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돌지난 은수양과 스페인여행-4]1.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가기


*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소식을 알고 싶다면  ->
http://twitter.com/#!/prettynim 팔로윙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