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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은수는 지금!

[12개월] 파리 놀이터에서의 은수

 

갑자기 파리 셀프트래블 이 몇 권 안남았다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어제 아침부터 꼼짝없이 컴터 앞에 하루종일 앉아 수정하느라 포스팅을 못했어요~

(다행히 유럽 프렌즈 수정할 때 같이 해둬서 꽤 많이 작업을 해둔 상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급한 상황)

 

결국 다 못끝내고 미친듯이 은수양 어린이집에 자전거타고 상담 갔다가 데리고 와서

은수양 밥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다시 책 수정작업을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창 밖으로 해가 뜨더군요. =_=

 

밤.샜.어. -_-

 

은수양이 이상한 표정으로 거실로 나와 안아달라는데

손발이 차니 표정은 점점 더 묘해지고... (안움직였더니 혈액순환이 안되서 그래.. -_-;)

여튼 은수 어린이집 준비해서 보내고 마무리하고

9시 40분에 당일 도착 택배로 우체국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왔네요.

 

한 달 반 넘게 기침해서 컨디션도 별로 안좋은데 어제부터 무리했더니

토할 것 같고 머리도 어질어질.. =_=

 

돌아오면서 맛있는 거라도 먹으려고 했더니 가게는 11시에 문을 연대서

그냥 집에 와서 사발면을 끓여먹었네요. =_=

 

사진이랑 원고 다시 한번 보고 출판사로 메일보낸 후에 잘까했는데...

승마강습 받으러 1시 반에는 나가야하는데 시간이 빠듯..

갑자기 방명록에 어떤 분이 아기랑 파리 간다는 말이 생각이 나서 포스팅하고 있답니다. -,.-

미쳤어. -_-;; 청소할 힘은 없으면서..-_-;;

 

아래는 은수양 12개월 때 모습이에요. :)

 

마레지구의 작은 놀이터

 

은수양에게 관심을 보인 오빠랑 눈빛과 프랑스어로 의사소통 하는 중. ㅋ

 

이 때 돌 지난 은수양 데리고 파리랑 스페인을 45일인가.. 다녀왔는데...(스페인 소도시 여행 책 쓰러 말이죠~)

일은 해야하니 일정은 바쁜데 하루종일 은수양을 유모차에 두니 너무 미안해졌어요.

그래서 스스로 한가지 결심하게 되었죠.

 

그래, 내 눈에 놀이터나 공원이 보이면 무조껀 10분만 놀다가자!

 

정말 아무리 바빠도 10분의 약속을 지켰어요.

 

애써 놀이터를 못 본 척 하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저와의 약속을, 은수를 위해서 꼭 지켰었더랬죠. (지금 생각해보니 대박 대견함. -.-)

 

이렇게 행복해하는데!

 

이렇게 즐거워하니 말입니다!

 

어찌보면 10분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그때는 정말 마음의 여유도 시간적 여유도 없을 때였거든요.

 

얼마 뒤에는 이런 고민을 저 말고도 다른 외국 엄마들도 하고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여행을 한다고 아이를 유모차에 하루종일 앉혀두며 짜증내고 힘들어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죄책감에 사로잡힌 엄마들을 말이지요.

 

그 엄마의 얼굴에는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누구를 위한 여행인가!'

 

이런 표정이 가득했죠.

 

저도 처음에는 유모차에 가만히 앉아있고 내가 움직여주는데

내가 힘들지 왜 아이가 힘들고 짜증낼까.. 하고 생각 못했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은 자유롭게 움직이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되고

내가 계획한 볼거리에 아이를 끌고다니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말해줬어요. 그냥 계획한 곳으로 걸어가다 놀이터가 보이면

딱 10분만 아이를 놀이터에서 놀게 하라고....

물론 더 이상 놀아도 돼요. 10분은 마지노선, 최소한의 시간이니까 말이에요.

 

 

여튼, 전 그 약속 덕분에 은수양에게 덜 미안해졌고...(제 일 때문에 아이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죄책감)

은수양이 놀며 웃는 모습에 저도 잠시 숨을 고르며 일을 잊고 시간을 멈출 수 있었어요.

 

어떤 때는 미끄럼틀이 뜨겁게 닳아오른 때에도(시에스타라 아무도 없었던 놀이터..-_-)

은수양은 좋다구나~ 하고 놀기도 했었답니다. 다행히 금방 그네로 호기심을 이동했지요.

 

보주광장의 파리지앵 엄마

 

이때도 뭐 찾아본답시고 어딜 가려고 했는데...

공원이 보여서 은수양 놀린다고 제 옷을 벗어 깔고 앉혔어요.

사실 바쁘지만 않았다면 아이고 뭐고... =_= 낮잠이라도 잤을 거에요.

(다음에는 꼭 돗자리를 가져가야지!)

 

 

만세!

 

12개월하고 10일쯤 지난 때였는데... 은수양은 걷지는 못하고 서 있기만 할 때...

 

미쉐린 팔뚝과 다리 좀 보세요. ㅋㅋㅋㅋ

 

서기만 하고 못 걸을 때, 얼음!

 

오해마세요. 저는 은수양을 3.14kg 에 낳았답니다. ㅋㅋ

(이런 사진 보여주면 다들 제가 4.5kg에 아이 낳은 줄 아시더라능. ㅋㅋㅋ)

 

제가 젖이 안나온데다 젖 나오게 한다고 어머니가 가져오신 돼지족 끓인 물을 먹고

알러지 반응이 온몸에 나는 바람에 피부과 다니느라 젖을 못먹여서 더 안나오게 되었어요.

은수양이 저리도 포동포동한 건 분유를 먹어서 그래요. =_=

 

파리의 놀이터

 

학교랑 유치원 어린이집 등이 모두 끝나는 시간이었는지 바글바글~

 

부모들은 대부분 놀이터 주변의 의자에 앉아 우리네랑 똑같이 수다를 떨거나

아이를 지켜보고 있거나 신문이나 잡지를 읽고 있어요~

 

 

이 남자아이는 은수양 배를 닮았네. ㅋㅋ

 

앞에 여자아기가 마음에 든 모양이에요~ :)

 

제가 좀 놀랐던 건... 걷지도 모하는 애가 놀이터 모래사장을 마구 기어다니면서 놀고 있었다는 거.

 

언니가 안아준 핑크바지 여자애요~

 

전 한번도 기어다니는 은수양을 모래에 그냥 둔 적이 없었는데...

모래는 먹어도 맛이없다는 걸 이미 깨달아 열심히 모래놀이만 하고 있었어요. ㅋㅋ

 

 

가만보니 결혼하기 전에 독일을 여행할 때

엄마들 둘이 맞담배를 피고 있는데... 기어다는 애가 바닥에서

쓰레기를 가지고 노는 것도 본 기억이...-_-;;;;;;;;

이건 정말... 아닌 케이스지만...

 

여튼, 기어다니는 아기도 모래놀이를 해도 괜찮나봐.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고나할까요? =_=

 

사실 이 때 여행에서 가장 충격받은 건

아이들이 휴대폰이나 스마트 폰을 가지고 노는 걸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거.

아무도 밥먹을 때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완전 대박 반성했던 여행이었어요.

은수양은 이미 아이폰을 저보다 더 잘 다루던 때였거든요.

그 조그만 손가락으로 말이죠.

 

물론 그런 얘기를 외국 친구들과 나누면서 "나도 밥은 먹어야하지 않겠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말하면서도 변명같고 확실히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 여행 중에 조금씩 노력을 시작했고

다녀온 다음에는 신랑에게도 말하며 주의를 주고 열심히 노력했지요.

물론, 제 노력을 다시 돌려놓으려는 듯 신랑이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쥐어줄 때면

정말 욱하듯 화가 났답니다. -_-

 

말이 또 샜지만...-,.-

제가 여행갔을 때처럼 어리거나... 또는 더 큰 아이를 데리고 가시는 엄마 아빠 여행자분들.

 

명화도 좋고, 유서깊은 유적지도 좋지만... 하루에 한번 이상 놀이터나 공원에서 놀려보세요~

여행지에서 놀이터에서 놀렸던 것이 아이의 가장 밝을 표정을 보았었던 기억이

요즘에 자꾸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간만에 사진을 뒤적이게 된 것이구요...

 

유럽 놀이터에는 모래놀이 후에 씻을 물도 한쪽에 나오고 있어서

후처리(?)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

 

놀이터가 보이면 무조껀 조금 쉬었다 가보세요.

아이가 여행지를 더 잘 기억하게 될 거에요.

 

 한 달 반 뒤의 은수양,

바로 뒤의 거대한 에펠탑보다 공원 문의 쇠고리에 더 흥미를 보였지요.

 

사진 초반의 파란색 신발이 다 해어져 버리고 새로 산 신발역시 이미 누더기가 되었고...

여행 후반 중에 은수양은 스페인 땅에서 걷는 기적을 이루었지요. :)

 

5월 중순에 유럽에 가서 7월 초, 아웃하기 전의 파리에서는

은수양은 아장 아장 걸어다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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