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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내가 본 영화

[거짓말의 발명] 기발한 웃음이 가득


저는 종종 제발 사람들이 솔직한 진실을 말해주길 바랄 때가 있습니다.
혹시나 상대가 상처받을까, 혹시나 나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 혹은 예의상하는 말들이
장기적으로 그 상대를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또 자신은 허위 속에 허상 속에 살게될 수도 있으니까요.

예를들어, 지금 티비에서 하고 있는 인사청문회에 나온 분들이
모두 진실만을 이야기한다면 신임과 불신임이
아주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아니, 아예 깨끗한 사람들만 그 자리에 나올 수 있었겠죠.

애니웨이,
그래서 사람들에게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그 말속에 진실은 무엇인지, 또는 오감을 동원해 저 너머의 진실을 찾으려할 때
 스트레스를 받곤 합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면 좀 어때! 하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이 영화는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모두가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세계가 이곳에 있었으니까요.

영화시작부터 웃겨죽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

주인공 남자는 3년동안 짝사랑한 여성과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실망이에요. 라는 말을 들었으니까요. -.-

데이트하는 중에 걸려온 엄마의 전화에
면전에서 키작고, 뚱뚱하고, 들창코에, 그렇다고 돈도 있어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

하긴, 아름답고 잘생기고 잘나가는 사람들은 이 세계가 행복하기 그지없겠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항상 '루저'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랍니다.

세상은 주인공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날,


아무것도 존재하지않는 사후세계를 두려워하는 어머니에게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그 세계는 아름답고, 커다란 맨션에서 살 수 있고, 사랑하는 친구들을 모두 만날 수 있어요."

거짓말이 존재하지않는 사회이기에
어머니는 그동안의 두려움을 잊고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는 '거짓말'이란 것을 발명하게 되지요.

통장 속에는 300달러 밖에 없었지만, 800달러가 있다고 말을 하고 순순히 받아내고
카지노에서 잭팟이 터졌는데 기계가 고장났다고 이야기하고 돈을 따지요.


아... 정말 영화 중반까지는 너무 기발하게 재밌었네요. :)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는 로맨틱 코메디로 그치고 맙니다.

그가 사랑하는 그녀는
'키작고, 뚱뚱하고, 들창코 유전자'를 가진 주인공과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는게 당연.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하고 싶어하고
결혼해 뚱뚱하고 들창코 아이를 낳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ㅋㅋ

가만보니 진실을 매번 듣는다면,
그 상처에 충격받아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겠네요.

아쉬운 점이 있는 영화지만,
영화 반을 키득대고 봤더니 아드레날린이
잔뜩 생겨난 기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