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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내가 본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므흣 씁쓸한...


나는 막연히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순재가 대통령을 하다가 복권에 당첨되는 바람에
치매에 걸린척 대통령직을 임기 중에 그만 둬서
고두심이 그 뒤를 잇다가 남편이 결혼선물로 땅을 산 이유로 탄핵받아
장동건이 잇는 내용이라 혼자 상상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ㅋㅋ

 순서대로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순으로
임기를 꽉 채운 대통령들이 나온다.

 영화에서 주제를

'대통령도 사사로운 감정이 있는 당신과 같은 보통사람입니다.'

라고 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욕심내지 않고
일관되게 끌고 간 것이 칭찬하고 싶은 영화다.

 대통령 때문에 짜증이 나거나 기분이 안좋을 때 보면 좋은 영화. :)

[이순재]
당첨된 복권 금액이 244억원. +.+

 감도 안오는 이 액수가 당첨된다면
대통령이라도 흔들~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광복절날 국민들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과거 비리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 사면을 시도하는 모습이 솔직히 불쾌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받을 복권상금을 장학재단에 전액 기부하며
전직 대통령에서 나쁜 일로 축척한 돈은 좋은 일에 기부하라는
따끔한 말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내내 가슴에 남았다.

한 걸음 더 내다보는 혜안이라고나 할까.

 물론, 이런 일이 실제로 생겼다하더라도 그들이 기부를 했을까 싶지만 -_-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받으며 가신들 사이에서 떵떵 거리며 사는게 아니라
저기 저 바닥부터 높은 사람들까지 모두 그들을 외면해
죽을 때 까지 숨겨놓은 돈을 얼싸안고  외롭게 늙어죽는 천벌을 받기를
왕따 인생을 살기를 기도했다.

 DJ의 느낌이 물씬 나는 대통령.

[장동건]

 "굴욕의 역사는 있었지만, 굴욕의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미국도, 일본에게도
항상 무시당하고 형식적으로 꼽사리끼는 국제 외교에서 벗어나
당당한 하나의 대등한 국가의 모습을 바라지 않는 국민이
어디에 있을까. 

일본 대사관을 불러 그렇게 말하는 모습에
내 심장까지 조마조마 했지만
아무래도 이건 영화니까 관객들 속을 시원하게 해주려는
감독의 서비스라고 생각하면서 봤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으면 대단한 결례였을 듯.
서슴없이 말하는 모습이 노무현을 연상케 한다.

[고두심]
세 명의 대통령 중에서 가장 스토리가 약하긴 했지만(영화상)
아내를 대통령으로 둔 허술한 남편이
생일 선물로 은퇴후 살 농장을 사면서
고두심이 탄핵 위기로 몰리게 되면서 '이혼'을 고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대부분 다수의 행복을 위해 개인적인 행복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통령 전담 카운셀러 역할을 하는 요리사 아저씨의 말이 멋졌다.

 "대통령이 불행하기를 바라는 국민은 없습니다."

 순간, 왜 나는 현직 대통령의 불행을 바라지...? -_-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

 그건, 아무래도 현직 대통령이 '우리들의 대통령'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역사상 '초유의 대통령' 이란 포스터의 광고문구도
다 이런데서 시작하는 것 같다. -_-;;;

 영화가 끝나고 밖으로 나오니
살을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이
정신을 번쩍 들게한다. 

장진 감독이 선물한 유쾌한 대통령의 꿈이었구나.

 [영화를 보고 든 생각]
- 고두심이랑 임하룡이 춤추는 장면을 보니
깜장초컬릿이 살사와 탱고를 배우겠다는 말이 다시한번 생각났다. -_-
언제 배울런지... 죽기 직전에 배우려나.... -_-; 

- 아버지의 신장이식을 위해 시장에서 소동을 부린 박해일.
경호원들이 눈치채기 전에 대통령이 더 재빨리 피한 것을 보고
야당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경호보다 빠르게 오히려 대통령이 먼저 피했다던데요..
우린 역사상 가장 '민첩한 대통령'을 잃을 뻔 했습니다."

 덧붙여 대통령이 무사해서 다행이라 말해주는 센스. 

ㅋㅋㅋㅋ 이거 듣고 웃겨 죽을 뻔. 

꼭, 코알라가 강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모습을 보고
"이 코알라는 자기 평생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란 유머가 떠올랐다. 

- 대통령의 카운셀러는 주방, 요리사 아저씨.
대통령들이 고민할 때마다 큰 결심을 하게 만드는 장본인으로 나온다.
그야 말로 대통령 전속 상담사해도 될 듯. :) 

- 고두심 대통령을 두고 정치인들이 사람들의 평판을 이야기 했다.
"한경자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신사임당, 유관순, 잔다르크, 논개, 황진이..." 

조용한 극장에서 내가 신랑에게 "황진이래.. ㅋㅋㅋㅋㅋ"하고
큰 소리로 말하며 웃었는데... 나혼자 웃고 있었다..-,.-;;; 

다 못알아듣는건가... 

- 영화내내 협찬사들이 줄줄 보인다.
은행, 소주광고, 출판사 등등